매년 두 차례씩 시계를 돌려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서머타임(일광절약시간제)을 연중 시행하자는 이른바 '선샤인 보호법(Sunshine Protection Act)'이 다시금 미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연방하원이 이번 주 해당 법안에 대한 표결을 앞두고 있어,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 전역의 시간 체계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선샤인 보호법, 무엇이 바뀌나?
플로리다주의 번 뷰캐넌(Vern Buchanan) 하원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의 핵심은 매년 11월 시계를 1시간 뒤로 돌려 표준시간으로 복귀하는 기존의 방식을 폐지하는 것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은 일 년 내내 서머타임 시간을 유지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겨울철에도 오후 퇴근 시간대 해가 1시간 늦게 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를 48대 1이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했으며, 14일 하원 운영위 승인을 거쳐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단,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상원의 재승인과 대통령 서명이라는 관문을 넘어야 한다.
왜 논란인가?
이 법안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은 경제적 실리와 생체리듬 건강이라는 두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찬성 측은 퇴근 후 밝은 시간이 길어져 소비가 촉진되고, 야외 활동 증가로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어두운 시간대가 줄어들어 교통사고와 범죄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반대 측은 수면과 안전 문제를 제기한다.
수면의학 전문가들은 겨울철 아침 일출이 한 시간 늦어짐에 따라, 학생들이 암흑 속에서 등교하게 되는 등 생체리듬과 수면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북부 지역의 경우 겨울철 오전 9시까지 해가 뜨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복잡한 상황
캘리포니아주는 연방 법안과 별개로 독자적인 시간 체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이미 2018년 투표를 통해 연중 서머타임 시행에 찬성했다. 하지만 이 주민발의안 7호의 실제 시행을 위해서는 연방법 개정과 주의회의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여 지금까지 지연되어 왔다.
로저 니엘로(Roger Niello) 주상원의원은 오히려 '연중 표준시간' 유지안인 SB 1197을 발의했다. 기본적으로는 표준시간을 따르되, 만약 연방정부가 연중 서머타임을 도입하면 이에 발을 맞추겠다는 '조건부 대응' 성격의 법안이다.
연방 의회는 2022년에도 이와 유사한 법안을 논의했으나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된 바 있다.
이번 재추진 역시 찬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어, 본회의 표결 결과에 전 미주 한인 사회를 포함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연 '시간의 효율'을 선택할지, '생체리듬의 순리'를 선택할지, 정치권의 결단이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