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남부의 주거지역에서 희귀 소아암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주민들과 정치권, 보건 당국이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총력 대응에 나섰다.
라데라랜치 '희귀 소아암' 집단 발병 공포
인구 약 2만 6천 명 규모의 오렌지카운티(OC) 라데라랜치 지역에서 최근 수년간 어린이 및 청소년 최소 6명(추가 조사 시 관련 질환 포함 시 10여 명 이상)이 뼈와 연부조직에 발생하는 극희귀 암인 '유잉육종(Ewing sarcoma)' 진단을 동일하게 받았다.
미국 암 협회에 따르면, 유잉육종은 미국 전체에서도 연간 200~250명 정도만 진단되는 매우 드문 질환이다.
유잉육종으로 17세의 아들 브로디를 잃은 어머니 메건 메디슨이 자신의 사연을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동일한 질병으로 자녀를 잃은 부모가 자신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라데라랜치의 다른 가족들로부터 연락이 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야외 활동을 좋아하고 밖에서 스포츠를 즐겼다면서, 15번째 생일 직전부터 허리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후 의사로부터 척추에 발병한 유잉육종이라는 참담한 진단을 받았고, 가족은 무너졌다.
메디슨은 "브로디가 진단을 받은 후 세 가족이 연락을 해왔다는 사실이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무섭기도 했다"고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유족들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답을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지역 중학교에서 열린 주민 설명회에는 수백 명의 주민이 참석해 자녀들을 앗아간 희귀 암의 원인 규명과 투명한 정보 공개를 강력히 요구했다.
주민들, 제초제·농약 영구 사용 금지 촉구
주민들은 라데라 지역의 암 발병률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것 같다며 지역 내 조경 관리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살포된 제초제 및 독성 농약 등 환경적 요인이 암 발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살충제의 종류와 양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유럽 등지에서 독성 문제로 사용이 금지된 농약의 영구 사용 금지를 촉구하는 청원에 서명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라데라랜치 주택관리공단(Maintenance Corp.)은 주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우선 60일간 문제의 살충제 및 제초제 사용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연방·지방정부 개입 나서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빌 에실리 연방검찰청 부검사장은 연방 환경보호청(EPA)에 공식 서한을 보내 지역 환경 요인과 암 발병 간의 상관관계 및 연방 환경법 위반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오렌지카운티 보건국(HCA), 캘리포니아주 보건부(CDPH), UC어바인(UCI) 암센터 등은 암 등록 데이터를 토대로 정밀 역학 분석에 들어갔다.
보건 당국은 유잉육종 자체가 워낙 희귀하여 통계적 해석에 신중해야 하며, 현재까지 환경 오염원과 암 발병 간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수주 내로 추가 분석 결과와 데이터 패턴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해 향후 조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