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 생존자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둔 119세 고령자의 소식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에서 답을 찾은 그의 소박한 삶과 장수 비결이 건강·의학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 최고령 생존자 도전에 나선 호세 플로레스
주인공은 코스타리카에 거주하는 호세 플로레스(1907년 7월 11일생)로, 올해 119세를 맞이했다.
국제 장수 인증 기관인 노인학연구그룹(GRG)이 출생 기록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이며, 검증이 완료되면 공식 세계 최고령 생존자에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공식 최고령 생존자는 영국의 에설 캐터햄, 최고령 남성은 브라질의 주앙 마리뉴 네투다. 캐터햄은 오는 8월 21일 117세가 되며, 네투는 113세다.
역사상 최고령 기록은 122년 164일을 살고 1997년 사망한 프랑스의 잔 칼망이 보유하고 있다.
코스타리카 민원등록국(Civil Registry)에 따르면, 119년 전인 1907년 7월 11일, 북부 태평양 연안의 과나카스테주에서 호세파라는 여성이 아들을 낳았고, 이 아이는 호세 플로레스 플로레스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20세기 첫 10년에 태어난 모든 이들과 그 수년 후에 태어난 많은 이들은 이제 고인이 되었지만, 호세 할아버지는 여전히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는 니코야 반도 근처의 무더운 카리요 자치구에 있는 작은 마을 오반디토 데 사르디날의, 남의 땅에 지어진 목조 양철판 집에서 살고 있다.
세상을 떠난 아들의 것이었던 배트맨 모자를 즐겨 쓴다. 그의 아내도 71세의 나이로 이미 사망했다.
특별할 것 없는 소박한 식단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7세에 아버지를 여윈 뒤 할머니의 손에서 자라며 평생 농촌에서의 육체노동으로 살아온 그는, 현재 청력이 다소 떨어지고 닳고 무뎌진 무릎 관절로 인해 보행 보조기를 사용하고 있으나, 증손녀 헬렌 플로레스의 보살핌 속에서 매일 산책과 이웃과의 인사를 나누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가장 즐기는 놀이는 증손녀와 하는 도미노나 카드 게임이다. 증손녀는 고정 수입이 없음에도 할아버지를 돌보는 일을 맡고 있다. 가족들은 코스타리카 평균 가계 소득의 8분의 1에 불과한 월 약 15만 콜론(약 330달러)만을 지원받고 있다.
그의 아침 식단은 쌀과 콩을 볶아 만든 코스타리카 전통 음식 '가요 핀토'에 신선한 치즈, 튀긴 요리용 바나나가 전부다.
고가의 건강보조식품이나 특별한 식이요법은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접 밝힌 장수 비결 세 가지
호세 할아버지는 자신의 장수 비결로 "열심히 일하고, 신께 의지하며, 건강하게 먹는 것"을 꼽았다.
그는 여전히 강건하고,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며, 팔에 근육이 있고, 잠을 잘 잔다.
펜실라 데 니코야 블루존 협회(Península de Nicoya Blue Zone Association)의 설립자인 호르헤 빈다스(Jorge Vindas)는 "그가 이 지역의 기능적 생활 양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가족 및 공동체 네트워크, 유기농 식품, 지속적인 신체 활동, 단순한 삶이 주는 평온함, 햇빛에 맞춰진 일상, 종교에 얽힌 영성… 이 모든 것의 조합"이라고 말했다.
활동적인 생활 습관의 중요성
전문가들은 특정 식단보다 그가 평생 유지해 온 신체 활동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113세까지도 하루 약 1㎞를 걸어 마을 노인센터를 찾을 만큼 높은 활동량을 유지해 왔다.
그가 현재 거주하는 과나카스테주는 세계적인 장수촌인 '블루존(니코야 반도 인접)' 지역이다.
하지만 플로레스는 10대의 나이도 되기 전에 남부의 바나나 농장에서 일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 살다가 100세를 훌쩍 넘긴 2024년에야 돌아와 한 세기 동안 떠나 있었기 때문에 지역 환경만으로 장수를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바나나 농장에서 그는 젊은 시절 장수나 즐거움, 건강과는 거리가 먼 가혹한 조건 속에서 잔인한 노동을 견뎌야 했다.
이후 결혼하여 자식을 둔 그는 자신의 땅을 살 만한 임금을 벌어보지도 못한 채 북부로 이주했다.
한때 국가는 그에게 땅을 배정하려 했으나 거의 75세에다 아무도 그가 경작할 수 있을 것이라 믿지 않아 자격을 얻지 못했다.
장수 연구자들은 수명에 미치는 영향 중 유전적 요인은 20~25%에 불과하며, 나머지 75%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 꾸준한 신체 활동, 공동체와의 교류 및 심리적 안정 같은 환경적 요인 복합 작용 덕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페인 알리칸테대학교의 노인학 박사이자 코스타리카 과나카스테 지역을 연구하며 백세인을 70번 이상 방문한 호세 안토니오 라바단(José Antonio Rabadán)은 "장수라는 이 샐러드에는 유전학, 식단, 신체 활동 등 많은 재료가 들어간다. 이제 우리는 인간관계와 사회적 연결성까지 더했다"며 "하지만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 확실한 답은 없다. 비슷한 조건의 다른 사람들은 훨씬 더 젊은 나이에 사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라바단은 호세의 국제 인증 획득에 대해 낙관적이다. 국가 등록부가 신뢰할 수 있으며, 1907년 루이스 레이포드(Luis Leipod) 주교가 서명한 세례 증명서 사본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