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의 험준한 암벽 등반계에서 수많은 신기록을 세우며 명성을 떨친 젊은 베테랑 등반가가 시에라네바다 산맥에서 등반 중 안타까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매머드 레이크에 거주하던 유명 등반가 제이컵 '제이크' 위즈넌트(Jacob “Jake” Whisenant·30)가 지난 3일 세쿼이아·킹스캐니언 국립공원 내 야생 지역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국립공원관리청(NPS)에 따르면, 전날인 2일 등반 사고 신고가 접수되어 수색구조팀이 즉각 투입되었으나 수색 끝에 다음 날 시신으로 수습되었다. 당국은 일단 사고사로 판정했다.
정확한 사고 경위와 장소는 유가족의 요청 및 당국의 정밀 조사를 이유로 전면 공개되지 않았으나, 고인의 오랜 친구와 동료 등반가들은 등반 도중 발생한 추락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고(故) 제이컵 위즈넌트의 주요 등반 업적
제이컵 '제이크' 위즈넌트는 요세미티를 자신의 주 활동 무대로 삼아 요세미티의 가장 고난도 암벽 등반 분야에서 압도적인 전문성을 보여준 등반가였다.
요세미티는 그에게 기록을 경신하기 위한 최고의 '훈련장이자 무대'였으며, 미국 암벽 등반계에서 '요세미티의 속도 기록 전문가'라는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게 해주었다.
단순히 등반을 즐기는 것을 넘어, 요세미티의 상징적인 루트들을 '속도(Speed Climbing)'라는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기록을 경신하는 데 집중해 요세미티 암벽 등반과 관련해 놀라운 전설적 속도 기록들을 남겼다.
20년 넘게 깨지지 않았던 기록을 갱신하거나, 하루에 같은 루트를 두 번이나 오르는 등 단순히 코스를 오르는 것을 넘어, 해당 암벽의 특성을 완벽히 이해하고 신체적 한계를 시험하는 전략적인 등반을 선보였다.
2024년 '러킹 피어' 신기록: 요세미티의 상징인 엘캐피탄의 약 2,000피트 높이 '러킹 피어(Lurking Fear)' 코스를 동료와 함께 2시간 55분 32초 만에 주파하며, 20년 넘게 깨지지 않았던 종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2025년 '프라우' 기록 경신: 워싱턴 칼럼의 '프라우(Prow)' 코스를 2시간 52분 29초 만에 올라 또 한 번 압도적인 스피드를 증명했다.
올해 5월 '노즈' 더블 클라이밍: 엘캐피탄의 가장 상징적이고 험난한 대표 코스인 '노즈(The Nose)'를 하루 만에 두 차례나 왕복 등반하는(더블 어센트) 대기록을 세우며 미 등반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두 번의 등반을 합산한 총 소요 시간은 14시간 38분이었다.
그는 엘캐피탄의 여러 루트에서 매번 새로운 기록을 세우며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왔다.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출신인 위즈넌트는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바바라캠퍼스(UCSB)를 졸업한 후 등반에 흥미를 느끼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등반계와 유가족 깊은 애도
그의 비보가 전해지자 캘리포니아 암벽 등반 커뮤니티와 동료 산악인들은 고인의 도전 정신을 기리며 깊은 슬픔과 애도를 표하고 있다.
특히 요세미티의 거대한 암벽들을 누구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개척해 온 실력파 등반가의 갑작스러운 부재에 언론과 아웃도어 매체들도 비중 있게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유족들은 갑작스러운 사고에 큰 충격을 받은 상태이나,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당국의 최종 조사 결과를 기다리며 고인을 차분히 추모하고 있다.
위즈넌트의 지인들은 그에게 가장 큰 의미가 있었던 장소들에 그를 기리는 추모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고펀드미(GoFundMe) 페이지를 개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