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축제인 월드컵의 개막을 일주일 정도 앞두고 열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성공적 월드컵을 위해 손발의 역할을 해야 할 수 천명의 LA 노동자들이 '생존권'과 '안전권'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월드컵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높은 물가와 주거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시급 30달러를 요구하는 노조와 식음료 위탁 운영사 및 FIFA 측과의 임금 협상이 장기 교착 상태에 빠진 탓이다.
소피 스타디움에서 맥주 등 음료와 요리, 바텐더, 음식 서빙, 설거지 담당, 계산원 등의 역할을 담당해야 할 조합원 2,000여 명 중 96%가 파업에 찬성함으로써, 협상 실패 시 언제든 '블랙아웃' 수준의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는 합법적 동력까지 확보했다.
임금 인상도 문제지만, 가장 큰 갈등 요인은 '보안'이라는 명목으로 경기장에 배치될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다.
노조는 이민자 비율이 높은 조합원들이 경기장에 출근하는 것 자체가 'ICE에 노출되는 위험'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FIFA와의 개인정보 공유가 이민 당국으로 흘러가 결국 대규모 단속이나 추방의 빌미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노조는 "ICE 요원 경기장 진입 시 작업 거부 및 즉시 철수권"을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공동지부장은 "생수와 도리토스만 남을 것"이라며, 물리적 파업을 통해 FIFA와 운영사에 막대한 타격을 줄 준비가 되어 있음을 분명히 했다.
로버트 루나 LA 카운티 셰리프 국장은 "ICE 요원은 테러 방지 등 보안 업무만 지원하며, 이민 단속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으나, 수년간 이민자 공동체가 겪어온 단속의 트라우마로 인해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현재 FIFA 및 운영사 측은 노조의 요구사항이 월드컵 운영의 '보안 매뉴얼'과 상충된다는 이유로 공식적인 답변을 미루고 있다.
당장 6월 12일(금) 미국 대 파라과이전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노조는 이 경기까지 협상 타결이 없을 경우, 경기장 내 식음료 서비스 전면 중단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파업 결의는 단순한 임금 투쟁을 넘어, 미국 내 이민자들의 권리와 대규모 국제 행사에서 보안 업무가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사회적 담론으로 번지고 있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는 이번 월드컵 104경기 중 8경기가 열리며, 월요일 추가 협상이 예정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