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아동 복지 고려해 양측 합의 승인… 의료 과실 책임 공방은 계속될 전망

체외수정(IVF) 시술 과정에서 병원 측의 치명적인 실수로 다른 부부의 배아가 이식되어 낳은 아이를 키워오던 플로리다의 한 부부가, 우여곡절 끝에 아이에 대한 영구적인 양육권을 확보했다.

배아 착오 사고는 극히 드문 사례로 알려져 있으며, 두 부부와 한 아이의 인생을 파국으로 만들 뻔한 대형 의료 사고였다.

"왜 흑인 아이가 태어났지?"

지난 1월, 플로리다 올랜도에 거주하는 티파니 스코어와 스티븐 밀스 부부는 출산 후 한 달이 지나서야 아이가 자신들과 유전적으로 전혀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이의 외모가 부모와 현저히 다르다는 점을 의아하게 여긴 부부가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다.

부부가 백인인데, 아이는 피부가 검은 것이 문제였다.

검사 결과, '셰이(Shay)'라는 이름의 아이가 친자가 아님을 확인했다. 변호인에 따르면, 아기 '셰이'는 100% 남아시아계로 밝혀졌다.

조사 결과, 올랜도 불임 센터에서 IVF 시술 중 다른 부부의 배아를 이식하는 의료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양육권 소송 및 극적인 합의

자신의 아이가 아님을 인지한 후 부부는 클리닉과 담당 생식 내분비 전문의를 상대로 즉각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과정에서 셰이의 실제 생물학적 부모가 확인되었으나, 양측은 오랜 법정 공방 대신 아이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합의를 선택했다.

실수로 아내 스코어에게 이식된 배아의 실제 부모를 찾는 과정에서, 셰이의 생물학적 부모를 지난 4월 찾았지만, 법원 문서에서 '환자 004'로만 식별된 생물학적 부모의 이름을 비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스코어와 밀스 부부는 임신 초기부터 "강렬하고 강력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했다며 셰이를 계속 키우고 싶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으며, 생물학적 부모가 확인된 후에도 "이 아이를 사랑하며 영원히 부모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플로리다 법원이 상호 합의 내용을 승인했고, 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부가 셰이에 대한 영구적 양육권을 갖게 되었다.

생물학적 부모의 신원과 구체적인 합의 조건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철저히 비공개로 부쳐졌다.

셰이의 생물학적 부모를 대리하는 변호사는 이메일을 통해 "양쪽 가족 모두 자신들의 잘못이 아닌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처했음을 인지하면서도, 이 아이의 삶에 계속 함께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의료 과실 소송은 지속

양육권 문제는 합의로 일단락되었지만, 병원을 상대로 제기된 의료 과실 및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고가 불임 클리닉의 관리 부실이 초래한 심각한 윤리적·법적 문제를 드러냈다고 지적하고 있다.

플로리다 법원은 아이가 아직 어린 시절에 양측 부모가 감정적인 갈등을 뒤로하고 아동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합의에 이른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마가렛 슈라이버 순회 판사는 "아이가 아직 어릴 때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미 IVF 산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미국은 감독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올랜도 불임 센터는 법적, 재정적 혼란을 겪었으며 올봄 폐업을 발표했다. 같은 장소에는 다른 IVF 네트워크가 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