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질환으로 고통받던 환자들이 인공지능(AI)을 통해 마침내 해답을 찾았다.

보스턴 아동병원(Boston Children’s Hospital) 연구진은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o3'를 활용해, 기존 방식으로는 진단이 불가능했던 환자들의 유전적 원인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인간들이 '놓쳤던 단서'를 찾아낸 AI

연구팀은 376명의 미진단 희귀질환 환자 데이터를 'o3' AI 모델에 입력하여 재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과정에서 환자의 유전자 정보(Genome)와 복합적인 증상, 과거 의료 기록을 AI가 통합 분석하게 하여, 기존 의료진이 간과했거나 해석하지 못했던 유전자 변이의 상관관계를 추출했다.

그 결과, 총 18명의 환자에게서 신경발달 질환, 신경근육 질환, 원인 불명의 소아 돌연사, 조기 발병 정신질환 등의 명확한 유전적 원인이 밝혀졌다.

9살 때부터 원인 모를 보행 장애를 앓던 한 환자는 15년 만에야 '진행성 유전성 신경근육 질환'이라는 정확한 병명을 진단받았다.

진단 오디세이 끝날까?

의학계는 이번 성과가 '진단 오디세이(Diagnostic Odyssey, 병명을 찾기 위한 긴 여정)'를 겪는 환자들에게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방대한 의학 데이터와 유전자 정보를 AI가 초고속으로 학습·분석함으로써, 인간의 인지 한계를 극복하고 숨겨진 질환 인자를 찾아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하지만 연구진은 "AI는 도구일 뿐, 최종 진단과 임상적 판단은 반드시 인간 전문 의료진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AI가 제안한 가능성을 의료진이 임상적 근거와 결합할 때 비로소 '진단'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보스턴 아동병원은 이번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AI를 활용한 유전체 분석 시스템을 표준 프로토콜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AI가 정밀 의료로 확장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환자 유전체 데이터가 AI 학습에 활용되는 만큼, 데이터 보안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윤리적 가이드라인에 대한 논의도 메디컬 업계 내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번 진단 성공으로 인해 향후 희귀질환 환자들을 위한 'AI 기반 유전체 재분석'에 대한 보험 적용 및 비용 지원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