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남부 지역에서 살아있는 동물의 조직을 파먹는 치명적인 기생충인 '신세계 나사파리(New World Screwworm, NWS)' 감염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당국이 확산 차단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1960년대 미국에서 자취를 감췄던 이 치명적 해충이 수십 년 만에 다시 발견되면서, 미국 축산업계는 경제적 피해 가능성을 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확산세와 감염 경로

미 농무부(USDA)와 동식물검역소(APHIS)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초 텍사스주 자발라 카운티에서 첫 사례가 보고된 이후 텍사스와 뉴멕시코 지역에서 감염 사례가 추가로 확인되었다.

9일 기준, 미국 내에서 확인된 감염 사례는 총 5건으로, 텍사스에서 4건(송아지 3마리, 염소 1마리), 뉴멕시코에서 1건(반려견 1마리)이다.

뉴멕시코에서 감염된 반려견의 경우, 텍사스나 멕시코 방문 이력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기생충의 이동 경로가 당초 예상보다 넓거나 예측 불가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텍사스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주지사 선거에서도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떠오르자 그렉 에벗 텍사스 주지사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신세계 나사파리 주의보 2단계 발령을 알렸다.

2025년 초 중남미와 멕시코 일부 지역에서도 나사벌레 문제가 확산되어 미 농무부가 멕시코산 소고기 수입을 일시적으로 금지한 바 있다.

신세계 나사파리란 무엇인가?

나사파리는 일반 파리와 달리 살아있는 온혈 동물의 상처 부위나 신체 개구부(코, 귀, 생식기 등)에 알을 낳는다.

부화한 유충은 동물의 조직을 파먹으며 성장하는데,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 않을 경우 2차 세균 감염과 조직 괴사로 인해 동물이 폐사할 수 있다.

매우 드물지만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어, 당국은 농장주 및 반려견 보호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확산 방지 위해 '불임 수컷 파리' 살포

미 당국은 확산을 막기 위해 1960년대 나사파리 박멸 당시 사용했던 '불임 곤충 기술(SIT)'을 즉각 재가동했다.

암컷 나사파리가 평생 단 한 번만 짝짓기를 한다는 점을 이용해, 방사선으로 불임 처리한 수컷 파리를 대량으로 살포한다. 이를 통해 야생 암컷이 불임 수컷과 짝짓기하게 함으로써 자연적인 번식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감염이 확인된 지역 반경 12마일(약 20km) 내에 엄격한 검역 구역을 설정하고, 가축 이동을 제한하며 정밀 감시 체계를 가동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미국 내 소고기 공급망과 축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미 멕시코로부터의 생우 수입이 중단된 상태에서 가축 피해가 확산될 경우, 소고기 가격 상승은 물론 농가의 경제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