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아이돌 그룹 멤버가 유튜브 방송에서 사용한 "무섭노"라는 표현을 두고 정치권이 뜨거운 공방을 벌이고 있다.

단순한 지역 방언의 사용인지, 아니면 특정 커뮤니티의 혐오 표현인지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며 '사상 검증' 논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조국 전 대표의 '일베식 표현' 구별법 제시

논란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전 대표가 자신의 SNS를 통해 '일베'식 표현과 부산·영남 방언을 구분하는 기준을 제시하며 시작됐다.

조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해 일베가 문장 끝에 '노'를 붙이는 것을 옹호하며 '우리도 그렇게 쓴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나의 관찰에 따르면 일베는 표준어 뒤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여 사용한다"며, 방언과 혐오 표현의 사용 문맥이 다름을 강조했다. 이는 해당 아이돌 멤버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준석·윤상현, "말끝 하나로 사상 검증…낙인찍기 중단하라"

이에 대해 보수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특히 경남 거제 출신인 해당 아이돌 멤버가 고향 말을 쓴 것을 두고 '일베' 낙인을 찍는 것은 부당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조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2019년 죽창을 들자던 분이 오늘은 말끝 하나로 사상을 검증하고 있다"며 "스물두 살 아이돌이 고향 말로 '무섭노'라고 한 것을 일베 낙인찍는 것은 경상도 사투리를 고립시키려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는 "사투리를 일베만 쓰는 말로 규정하는 것이야말로 일베가 가장 바라는 승리"라고 꼬집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역시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윤 의원은 "일상적인 혼잣말이나 감탄형 방언까지 기계적으로 낙인찍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공당을 이끌었던 지도자가 사투리 한 마디에 사상 검증의 잣대를 대고 대중을 편 가르는 행태에 깊은 환멸을 느낀다"고 밝혔다.

왜 '말' 한마디에 정치권이 요동치나?

이번 사태는 단순한 언어 논쟁을 넘어, 대한민국 사회의 '이념적 예민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정 지역 방언이 특정 집단의 '상징어'로 오염되면서, 순수한 언어 사용조차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는 상황이다.

상대의 발언에서 정치적 꼬투리를 찾아내어 진영 내부에 배타적인 '낙인'을 찍는 구태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이 민생이나 국가 경쟁력 같은 거대 담론보다 말꼬리 잡기식 이념 논쟁에 매몰되는 모습이 대중의 피로감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반도체 산업 등 국가 미래를 위한 실용주의적 행보를 보여야 할 정치권이 여전히 2019년식 '죽창' 논쟁이나 사상 검증식 공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사투리 논란'이 향후 정치권의 소모적인 대립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