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적 관점서 한미동맹 중요성은 여전히 압도적

미국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시선이 과거 20여 년간의 조사 통틀어 가장 차갑게 식어버렸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기조 등이 한국 내 대미 인식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책적·정서적 반감 속에서도 국가 안보를 위한 한미동맹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견고한 지지를 보내는 이중적 인식이 공존하고 있다.

사상 최초 '미국 비호감' 응답 55%… 1년 만에 16%p 급등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한국의 성인 1,0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조사 기간: 3월 3일~4월 4일)에 따르면, 미국에 대해 비호감(Unfavorable)이라고 답한 한국인의 비율은 5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조사 당시의 39%에서 1년 만에 16%포인트 수직 상승한 수치다.

반면 미국에 호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지난해 61%에서 올해 45%로 주저앉았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20여 년간 한국인의 대미 인식을 추적 조사해 온 이래, 비호감 응답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사상 최초다.

과거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 사건으로 반미 여론이 극에 달했던 2003년 당시의 비호감 응답률(50%)조차 뛰어넘는 기록이다.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대한 거센 반발

미국의 국제적 역할과 지도자 정책에 대한 신뢰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평가한 한국인은 57%로, 동일 문항을 던졌던 2022년(83%)에 비해 무려 26%포인트나 폭락했다.

미국이 세계 평화와 안정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는 응답 역시 3년 전 74%에서 올해 47%로 심각하게 급감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한 반감이 대미 인식 악화를 주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무려 85%에 달했으며, 이 중 63%는 '강하게 반대'한다고 답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73%가 불만을 드러냈다.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가장 큰 경제적 타격과 피해를 입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정서적 반감 속에서도 굳건한 '한미동맹' 필요성

이처럼 미국의 정책과 국제적 역할에 대한 평가는 급격히 나빠졌으나, 안보적 실리 측면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확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결과, 한국인 84%가 미국을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지목했다.

비록 전년도에 비해서는 5%포인트 낮아진 수치이나 여전히 압도적인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정치외교 전문 매체들은 한국인들이 현미국 정부의 개별 정책이나 정치적 리더십에 대해서는 강한 불신과 비판을 보내고 있으면서도, 한반도 안보 억제력과 지정학적 안정 유지를 위해서는 한미동맹이 필수 불가결한 핵심 축이라는 점을 냉정하게 분리해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