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로 호르무즈해협의 물류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한 해상 봉쇄 조치를 실제 무력 공격으로 옮기며 중동 정세가 중대 기로를 맞고 있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23일(현지시간) 사우디 알슈카이크 남서쪽 약 70해리(약 130㎞) 해상에서 항해 중이던 유조선이 정체 불명의 발사체에 피격되어 선내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사 보안 업체들에 따르면, 이 피격 선박은 사우디 국적의 LR2 유조선 ‘엔셀리아(Encelia, 보도 등에 따라 엔셀라로도 표기)’호로 확인되었다.

공격 직후 후티 반군 대변인 야히아 사레인은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탄도·순항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사우디 유조선 ‘엔셀리아(Encelia)’호와 ‘라일리아(Layla)’호를 겨냥한 군사 작전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후티 측은 이들 선박이 자그들이 선언한 사우디 해상 봉쇄령을 위반해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미국 이란 갈등, 홍해 전선으로 확대

이번 공격은 후티 반군이 사나 공항 타격 및 항만 봉쇄 등에 반발하여 지난 20일 사우디에 대한 전면적인 해상 봉쇄를 선언한 지 불과 사흘 만에 감행되었다.

후티의 주장이 공식 확인될 경우, 이는 봉쇄 선언 이후 실제 선박을 타격한 최초의 사례가 된다.

이미 이란의 실질적 통제로 페르시아만 쪽의 호르무즈해협 주요 통항이 극심한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사우디가 우회로로 활용하던 홍해 측 예멘 인근 바브엘만데브 해협마저 후티의 위협에 직면했다.

글로벌 원유 수송로가 이중 차단 위기에 직면하면서 사우디산 원유를 싣고 가던 대형 유조선 다수가 항로를 급선회하거나 회항하는 등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국제 유가는 이 같은 공급 불안 요인으로 인해 가파른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미 국무부는 후티 반군의 해상 위협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지적하며 해상 무역 질서를 위협하는 행위를 강력히 규탄했다.

사우디의 전통적 동맹인 파키스탄 또한 자국 국적 선박이나 경제적 이익을 위협하는 적대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 경고를 보내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사우디 외교부는 후티의 해상 봉쇄 선언 직후 국제법과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라 자국 선박과 해상 통로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어, 향후 군사적 보복 및 대응 조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