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히말라야 국경 지대를 강타한 치명적인 대홍수 참사 이후, 참혹한 현장을 담은 가짜 영상과 인공지능(AI)으로 조작된 허위 콘텐츠가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큰 사회적 파장을 낳고 있다.
언론들은 재난의 아픔을 이용하는 사이버 유행과 정보 왜곡 실태를 일제히 조명하고 있다.
네팔 대홍수 비극 뒤덮은 AI 조작 영상
네팔 언론 및 인도 주요 매체(India Today 등)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네팔과 중국 국경 인근을 강타한 치명적인 돌발 홍수(Flash Floods) 이후 틱톡, 유튜브, 엑스(X) 등 플랫폼에는 진위가 불분명한 자극적 영상들이 수백만 회 이상 조회되며 급속도로 퍼졌다.
미국 및 호주 팩트체크 기관(AAP 등)의 분석 결과, 확산한 자료 중 상당수는 오픈AI(OpenAI) 등의 이미지 생성기로 만들어진 AI 가조작 콘텐츠이거나 과거 다른 국가에서 발생했던 재난 영상을 둔갑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일례로 붕괴하는 교량이나 초토화된 마을의 비포 애프터 사진은 AI 도구의 워터마크(SynthID)가 검출되었으며, 급류에 휩쓸리는 남성을 코끼리가 구조하는 영상은 과거 인도에서 촬영된 영상, 대규모 산사태 영상은 지난 2021년 일본 아타미 산사태 및 인도 우라칸드 참사 영상을 무단 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끔찍한 시신 노출까지 논란... 네팔 당국, 메타·틱톡에 긴급 삭제 요청
허위 조작 정보뿐만 아니라 참혹한 시신이나 훼손된 신체가 여과 없이 숏폼 비디오로 노출되면서 2차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네팔 언론인 '카트만두 포스트' 등에 따르면, 네팔 언론위원회(Press Council)는 '보테코시 사건 특별 불만 신고 포털'을 개설해 관련 악성 게시물과 가짜 뉴스에 대응하고 있으며, 단기간에 10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네팔 정부 당국은 지난달 28일 메타(Meta)와 틱톡(TikTok) 측에 공식 공문을 보내 AI 생성 허위 게시물, 자극적인 피해자 영상, 그리고 기부금을 가로채려는 사기성 QR코드 등을 신속히 삭제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언론이 주목한 '디지털 재난 포르노'와 대리 트라우마
언론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SNS 알고리즘이 재난 상황의 높은 조회수와 참여율을 유도하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우대하는 구조적 결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참혹한 재난 영상이나 가짜 시신 콘텐츠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심각한 불안과 우울을 동반하는 '대리 외상 증후군(Vicarious Trauma)'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언론들은 각국 정부의 자율규제 요청을 넘어, 플랫폼 기업들이 알고리즘의 허점을 보완하고 악의적인 허위 유포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강화해야만 진정한 피해 복구와 2차 가해 방지가 가능하다고 입모아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