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남편의 강압적인 통제와 협박에 못 이겨 100명이 넘는 낯선 남성들과 강제로 성관계를 가져야 했던 아내가 끔찍한 피해 사실을 세상에 공개했다.
프랑스를 뒤흔들었던 '지젤 펠리코 사건'에 용기를 얻어 침묵을 깬 피해자의 사연에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강요된 18개월간의 악몽
영국 매체 더선, B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루스 오그레이디(Ruth O'Grady)는 남편 크리스 오그레이디와 함께 차를 타고 웨일스 북부를 돌아다니며 데이팅 플랫폼 '팹스윙어스(FabSwinger)'를 통해 만난 낯선 남성들과 성관계를 강요당했다.
남편은 특정 시간과 장소를 사이트에 올려 만남을 유도했고, 루스는 차 뒷좌석에서 낯선 남성들을 상대해야 했다.
2008년부터 이어진 두 사람의 관계에는 철저한 '통제와 순응'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남편은 루스의 옷차림이나 머리 모양을 통제하고 인간관계를 차단했으며, 2017년 루스가 극심한 우울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일을 그만두며 남편에게 경제적·정신적으로 의존하게 되자 지배력은 더욱 절대적이 되었다.
2021년 당시 33세였던 루스는 남편의 거듭된 요구로 사이트에 가입했으나, 부부 동반이라던 당초 약속과 달리 혼자서 남성들을 상대해야 했다. 남편은 이를 지켜보거나 자리를 비웠다.
이 과정에서 루스는 성병에 감염되고 원치 않는 임신까지 하게 되었으며, 임신중절 수술 직후에도 남편이 다른 남성을 불러 성관계를 요구하는 등의 학대를 겪었다.
경찰의 불기소 처우 논란
18개월 만에 사이트 활동 중단을 선언한 루스는 2023년 2월 경찰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했고 보호시설로 거처를 옮겼다.
경찰은 남편 크리스를 강압적 통제(Coercive control) 혐의로 체포했으나, 부부가 주고받은 왓츠앱 메시지에서 루스가 마치 적극적으로 임하는 듯한 내용이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기소하지 않았다.
루스는 경찰의 불기소 통보에 대해 “모든 게 내 잘못이고 스스로 자초한 것처럼 느껴져 마치 선생님에게 혼나는 학생이 된 기분이었다”며 극심한 자책감과 절망감을 털어놓았다.
프랑스 '지젤 펠리코 사건'이 준 용기
남편의 행위가 명백한 범죄임을 확신하게 된 루스가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한 결정적 계기는 프랑스의 '지젤 펠리코 사건'이었다.
남편이 10년간 아내에게 약물을 먹여 의식을 잃게 한 뒤 십여 명의 남성이 성폭행하도록 방치한 이 사건에서, 피해자 지젤이 익명성을 포기하고 공개 재판을 통해 사회적 경종을 울린 모습에 깊은 영감을 받은 것이다.
루스는 “지젤이 익명성을 내려놓고 재판에 나선 순간, 나도 더는 숨지 않기로 했다”며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이번 사건은 가정 내 '강압적 통제' 범죄의 심각성을 재조명하고, 피해자가 처한 심리적 종속 상태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수사 기관의 한계와 제도적 미비점에 대해 영국 사회 전반의 거센 공분과 재수사 촉구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