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기업에 200만 달러(약 30억 원)를 건넨 한국의 중견 기업이 미 민주당 의원들의 직격탄을 맞았다.

무역 제재를 피하기 위한 '로비성 자금' 혹은 '잠재적 뇌물'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미 양국 정·재계에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 트럼프 가족 기업 뇌물 수수 해명 촉구

엘리자베스 워런, 리처드 블루먼솔, 그리고 한국계 앤디 김 상원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 가족 기업인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이 한국의 베이스그룹으로부터 200만 달러를 수수한 배경에 대해 공식 해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해당 자금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 공개 자료를 통해 지난 6월 세상에 드러났으며, 당시 '의향서' 및 '환불 불가 개발 수수료' 명목으로 표기되었다.

그룹 계열사 '한국알루미늄' 무역 분쟁과 얽힌 의혹

베이스그룹의 계열사인 한국알루미늄은 중국산 알루미늄을 미국의 관세를 우회해 수출한 혐의로 상무부로부터 105%의 관세 부과 예비 판정을 받았다.

민주당은 트럼프 재산 공개 직후 이 같은 고율 관세 폭탄이 예고된 점을 들어, 모회사인 베이스그룹이 제재 완화나 예외 지위를 얻기 위해 트럼프 일가 측에 금품을 건넨 '대가성 로비'가 아닐지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베이스그룹과 트럼프 일가의 밀착 관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의 보도에 따르면, 김성집 베이스그룹 회장은 지난해 트럼프 취임식 참석 및 플로리다 골프장 방문 등을 통해 트럼프 일가와 개인적 인맥을 다져왔다.

특히 에릭 트럼프(트럼프 대통령 차남·트럼프 오거니제이션 총괄부사장)가 지난해 서울을 방한해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고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골프장·복합시설 부지를 시찰했으며, 베이스그룹의 유통 계열사(금양인터내셔널)는 트럼프 와인을 수입·판매하는 등 깊은 사업적 연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오거니제이션과 베이스그룹 측은 200만 달러가 알루미늄 수출 규제와는 전혀 무관하며, 지난해 8월 체결된 '골프장 사업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된 정당한 사업상 거래라고 강력히 반박하고 있다.

'이익 충돌' 및 '백악관 부패' 프레임 확산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사건이 기업이나 외국 정부가 트럼프 일가의 사업에 거액을 투자하거나 돈을 건넨 뒤 정책적 특혜를 얻는 미국 행정부 고질적 부패의 전형적인 사례로 민주당이 낙인찍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의 트럼프 일가 가상화폐 사업 투자와 대(對)UAE 수출통제 완화 연계 의혹에 이어, 이번 한국 기업 건까지 더해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이해충돌 스캔들로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한국의 중견 기업이 미 최고 권력자의 가족 비즈니스와 얽히며 미국 정가의 한복판에 소환됨에 따라, 향후 한미 무역 협상 및 개별 기업에 대한 미 상무부의 최종 관세 판정(한국알루미늄 건)에도 상당한 정치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