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상선 공격과 그에 따른 미군의 보복 공습으로 인해, 발효된 지 불과 9일 만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MOU)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5일,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에버러블리(Everblly)'호를 공격한 것이 발단이 됐다.

미국도 26일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이란 내 미사일·드론 기지 및 해안 레이더 기지를 대상으로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미 행정부는 이번 공습이 '단순한 보복'이 아니라 '항행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경고장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휴전 합의(MOU)의 실효성 여부가 기로에 놓이게 됐다. 이란의 공식적인 재보복 여부에 따라 전면전 재개 가능성이 존재한다.

미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경계 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으며, 이란 혁명수비대(IRGC) 역시 미사일 부대에 비상 대기 명령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를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해 명백하고 어리석은 휴전 합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란에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란 내부에서도 종전 합의에 대한 불만 세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전문가들은 "이란이 합의 직후 도발을 감행한 것은 내부 강경파의 불만이 표출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Press TV, IRNA 등 이란 관영 매체들은 이번 미군의 공습에 대해서도 "주권 침해"이자 "침략 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하고 있다.

이란군의 상선 공격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거나 "국제법을 위반한 선박에 대한 정당한 검문 절차였다"는 식의 주장을 펴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다만, 아직 이란 최고 지도부 차원의 전면적인 군사 대응 선언은 유보적인 상태다.

알자지라 등 중동 매체들은 이번 사태가 가뜩이나 불안한 중동 정세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갈등이 여전한 가운데 호르무즈 긴장까지 더해져 종전 합의가 '종잇장'이 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제 유가는 이번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로 인해 즉각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급해진 오만과 카타르 등 중재국들은 양측에 즉각적인 확전 자제와 대화를 촉구하는 긴급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상황은 '합의는 했으나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전형적인 위기다. 미국은 '항행의 자유'라는 실질적 명분을, 이란은 '군사적 자존심'이라는 내부 명분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이란이 이번 미군의 공습에 대해 즉각적인 맞불 사격을 가할 경우 합의는 사실상 파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이란이 외교적 항의 수준에서 대응을 마무리한다면 이번 사태는 '확전을 막기 위한 억지력 테스트' 정도로 종료될 수도 있다.

향후 24시간 동안의 이란 최고지도부의 성명과 미 국방부의 추가 발표가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