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해 온 공공서비스 학자금 대출 탕감(PSLF) 제도 개편안이 연방법원의 제동으로 좌초 위기에 처했다.
시행을 단 하루 앞두고 내려진 이번 판결은 행정부의 과도한 규제 권한 행사에 법원이 제동을 건 것으로, 향후 교육 정책 및 행정 권한을 둘러싼 정치적·법적 논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연방법원 "행정부 권한 남용" 판결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의 명정준 판사는 지난 6월 30일, 교육부가 마련한 새로운 PSLF 규정의 효력을 즉각 취소했다.
PSLF(공공서비스 학자금 대출 탕감)는 정부나 비영리단체에서 10년간 일하면 남은 학자금 대출을 없애주는 제도로, 국가 발전에 기여한 인재에 대한 보상 성격이 강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제도를 개편하며 "정부가 '불법적 목적'이 있다고 판단하는 단체에서 일하는 사람은 탕감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을 넣었다.
하지만 연방법원은 "교육부가 법률에도 없는 이런 규정을 마음대로 만들어 대상을 선별하는 것은 권한 밖의 일(월권)이며, 특히 어떤 단체가 '불법적 목적'을 가졌는지 행정부가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시민들의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무효화했다.
법원은 교육부가 행정 규칙만으로 의회가 제정한 법률의 범위를 임의로 제한하는 것은 '법적 권한을 넘어선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행정부가 특정 단체를 '중대한 불법 목적'이 있는 기관으로 규정해 대출 탕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특정 조직에 대한 행정부의 편향적 검열이자 해당 기관 종사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표현의 자유 침해' 소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개편안은 공공서비스 종사자 중 행정부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단체, 주로 진보적 성향의 비영리단체나 특정 정치적 목적을 가진 조직에 속한 이들을 제도권 밖으로 밀어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화이트리스트, 블랙리스트의 성격이 아주 강했던 것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번 규정이 "정치적 잣대로 인해 공공 교육 및 복지 분야 종사자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해 왔다.
민주당도 "행정부가 학생들의 부채를 볼모로 정치적 숙청을 단행하려 한다"고 강력히 반발해 왔다.
이번 판결로 현장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익 또는 불이익의 당사자가 될 수 있었던 공공기관 종사자들은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경제 분석가들은 이번 규정이 시행되었다면 수만 명의 부채 상환 계획이 차질을 빚고, 결과적으로는 공공 부문 인력의 이직률을 높여 사회적 비용을 초래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학생들과 시민단체들도 법원의 판결을 환영하며, 행정부가 무리한 규제 대신 의회가 정한 원칙대로 제도를 운영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판결로 PSLF는 2007년 도입된 기존의 법적 기준에 따라 당분간 안정적으로 운영된다.
교육부는 즉각적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상급 법원에 항소하거나 새로운 입법 절차를 통해 규제 근거를 마련하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학자금 탕감 제도는 고질적인 미국의 부채 문제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다가오는 선거 국면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간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행정부가 의회의 입법 취지를 얼마나 존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대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행정부의 독자적인 규제권 발동에 법원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으로 예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