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그라나다 힐스(Granada Hills)에 위치한 대형 식료품점 '본스(Vons)' 마켓에서 고객이 매장 내에서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이 영업을 중단하지 않은 채 쇼핑을 계속하도록 지시했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오며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4시간 동안의 참담한 현장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7월 5일 마켓 내 제과 코너 인근에서 발생했다.
한 고객이 응급 상황으로 쓰러졌고, 직원들이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했으나 끝내 숨졌다.
문제는 그 이후의 대응이었다.
직원들은 본사 관리자로부터 "쇼핑카트와 우산 등을 이용해 시신을 가린 상태로 영업을 계속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사망자는 장례업체가 도착하기 전까지 약 4시간 동안 매장 안에 방치되었고, 그사이 다른 고객들은 시신 바로 옆에서 평소처럼 장을 보는 참담한 상황이 벌어졌다.
현장에 있던 한 직원은 "유가족들은 사랑하는 가족의 시신 곁에 다가가지도, 만지지도 못한 채 매장 안에서 4시간 동안 기다려야 했다"며 "회사의 비인도적인 태도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노조 및 지역사회 강력 반발
식품상업노동조합(UFCW Local 770)은 앨버트슨스(Albertsons, Vons 모회사) 측에 사망 사고 발생 시 매장 운영에 관한 프로토콜이 있는지 질의했으나, 아직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이번 사건을 두고 "수익을 위해 노동자와 고객의 존엄성을 저버린 비상식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공분이 커지면서, 해당 마켓의 비인도적인 운영 정책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모회사인 앨버트슨스는 이번 사고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짧은 입장만 밝혔을 뿐, 왜 영업을 중단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경위나 사과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현재까지 캘리포니아 주법상 매장 내 사망 발생 시 즉각적으로 영업을 중단해야 할 명시적인 법적 의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
다만, 상업 시설은 고객과 직원을 위해 안전한 환경을 유지할 기본적 의무(Duty to Maintain Safe Conditions)가 있는 만큼, 이번 사안이 향후 '고객 존엄성 훼손'이나 '트라우마 유발' 등을 이유로 한 법적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건은 기업의 경제적 이익이 인간의 존엄성과 도덕적 가치보다 우선시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
기업의 내부 프로토콜이 과연 사람의 생명과 가족의 슬픔을 존중하는 수준에 도달해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