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LA) 거리에서 발견되는 동물 폐사 건수가 5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 유기 증가와 보호소 과밀이 맞물리면서 지역 동물복지 시스템에 적색경호가 켜졌다.

동물 사체 수거 요청 급증

통계 전문 매체 크로스타운은 올해 상반기 LA시에 접수된 동물 사체 수거 요청이 1만 3,614건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1건 증가한 수치라고 보도했다.

LA시 민원 시스템 My311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동물 사체 수거 건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동물 사체 수거 요청은 2022년 2만 7731건을 기록한 이후 2023년 2만 9297건, 2024년 3만 2204건, 2025년 3만 2383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5년 연속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팬데믹 이후 유기와 중성화 수술 감소가 원인

전문가들은 팬데믹 이후 이어진 반려동물 유기와 중성화 수술 감소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 당시 입양이 급증하면서 보호소의 동물 수는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이후 입양은 줄고 보호소 유입은 꾸준히 증가했다.

여기에 팬데믹 기간 동물병원들이 중성화 수술 등 비응급 진료를 축소하거나 중단하면서 개체 수가 크게 늘어났고, 최근에는 높아진 수의 진료비와 주거 불안으로 반려동물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초과 수용 상태의 동물보호소

이 같은 흐름 속에서 LA시 동물보호소도 수용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LA동물서비스국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보호소에 들어온 동물은 1만 6463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현재 보호소들은 수용 가능 규모보다 약 17% 많은 동물을 돌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LA시 동물보호소 웹사이트는 개 895마리를 보호 중이며, 수용 정원은 737마리로 초과 수용 상태라고 안내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미켈슨 유기동물 재단(MFAF)의 젠 나이타키 사무국장은 "동물 폐사 건수와 동물보호소 유입 증가세는 대부분 중성화 수술 부족과 관련이 있다"며 "중성화되지 않은 동물은 활동 반경이 넓어져 도로로 나갈 가능성이 높고 차량에 치일 위험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예산 증액에도 실효성 논란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보호소의 대응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LA시는 지난 1일 시작된 새 회계연도에 중성화 지원 예산을 기존보다 약 170만 달러 증액해 총 900만 달러로 확대했다.

해당 예산은 입양자와 임시보호 가정을 대상으로 중성화 수술 비용을 지원하는 바우처 프로그램 등에 사용된다.

하지만 수의 진료비가 크게 오르면서 일부 동물병원이 바우처 사용을 중단해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동물보호소가 늘어나는 동물을 더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우려하며, 나이타키 사무국장은 "LA동물서비스국의 최근 회계연도 예산은 2900만 달러에 불과하다"며 "현재 운영 규모를 고려하면 절대 충분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