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정신질환을 앓던 20대 남성이 경찰의 총격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신질환자의 자진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는 점에서, 또한 현장에 비무장대응팀이 출동해 있었음에도 곧바로 치명적인 실탄 사격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과거 LA 한인타운에서 발생했던 '양용 씨 사건'의 비극이 재현되었다는 거센 비판과 함께 경찰의 대응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911 자진 신고와 대치 상황
지난 21일 어바인에서 정신질환을 겪고 있던 한 남성이 직접 911에 전화해 흉기를 든 채 집 밖에 나와 있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과 위협협상팀(CNT)은 선게이트와 실크우드 교차로 인근 주택가로 출동했다.
특히 현장에는 비무장대응팀(I-CARE)과 소방국 인력도 함께 출동해 대기 중이었다.
경찰은 1시간 넘게 대치하며 투항을 설득했으나 실패했다.
남성이 흉기를 든 채 경찰들을 향해 달려들었고, 비살상 무기 대응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총격을 가했다.
남성은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끝내 숨졌다.
'양용 씨 사건' 판박이 논란
이번 사건은 지난 2024년 5월, LA 한인타운에서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며 흉기를 들었던 20대 양용 씨가 LAPD 안드레스 로페즈 경관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과 매우 흡사하다.
당시에도 정신질환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비살상 무기 대신 곧바로 권총을 발사해 사망에 이르게 하면서 큰 공분을 산 바 있다.
양용 씨의 부친 양민 박사는 22일 미주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반인이면 당사자를 안전하게 병원으로 보내거나 목숨을 살릴 방법을 찾았겠지만, 경찰은 상황을 진압하기 위해 사람을 죽여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정신질환자와 마주했을 때는 무조건 상황을 제어하려 하기보다 사람 자체에 초점을 맞춰야 사상자 없이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 총격 사건의 '기소율 0%'
양 박사는 경찰 총격 사건의 기소율이 터무니없이 낮다는 점도 꼬집었다.
캘리포니아 법무부의 최근 5년간 시민 상대 경찰 총격 사건 41건 조사 결과, 정작 기소로 이어진 사건은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관들은 이 같은 불문율과 낮은 기소율을 잘 알고 있어 총을 쏴도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안심을 하고 있다며, 공권력 집행의 투명성과 정신질환자 대응 매뉴얼의 근본적인 대수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