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이란과의 전쟁에서 발생한 미군 사상자 공식 집계를 슬그머니 수정하면서, 고의적인 피해 축소 및 의회 승인 회피 의혹을 두고 정치·군사 외신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사상자 집계 '축소·복원' 논란… 총 사상자 640여 명 육박

국방부는 26일 공식 웹사이트의 사상자 통계를 수정해 총 사망자 18명, 부상자 624명으로 집계를 정정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선언한 이후 이란과의 추가 교전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자 4명을 뚜렷한 기준 없이 명단에서 제외하여 전사자 수를 18명에서 14명으로 축소 발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별도의 공식 입장 표명 없이 데이터를 조용히 원복한 것이다.

국방부는 이란과의 제한적 공방 기간 동안 발생한 140명 이상의 추가 부상자를 뒤늦게 반영하면서, 전체 부상자 규모도 600명을 넘어섰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12명은 지난 23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관련 사상자 데이터에 대한 전수조사와 투명한 보고를 강력히 촉구했다.

전쟁 개시일 '7월 7일' 변경… '전쟁권한법' 회피 꼼수 비판

사상자 축소 논란과 더불어 미 국방부가 공식 웹사이트 상에서 대이란 전쟁 개시일을 기존 2월 28일이 아닌 '7월 7일'로 표기한 것을 두고도 위헌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7월 7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파기 후 군사행동 재개를 의회에 공식 통보한 날짜다.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War Powers Resolution)에 따르면 미 대통령은 군사행동 개시 48시간 이내에 의회에 통보해야 하며, 의회의 승인이 없을 경우 60일까지만 작전 유지가 가능하다.

공화당 소속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은 행정부가 전쟁의 시계열을 고의로 재설정하여 헌법이 규정한 의회의 승인 권한과 통제 장치를 우회하려 한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장기전 속에서 치솟는 인명 피해와 무기 소진 등 군사적 부담을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사상자 집계의 오락가락 행보와 전쟁 개시일 변경을 통한 법적 책임 회피 정황은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 국면과 맞물려 백악관에 치명적인 정치적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