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최고위직 한인 선출직 공직자인 민주당 소속 실비아 장 루크(한국명 장은정) 하와이주 부지사가 뇌물 수수 및 선거법 위반 등 다수의 중대 혐의로 정식 기소되었다.

하와이주 오아후 대배심은 2026년 7월 말, 루크 부지사에 대해 뇌물 수수, 뇌물 수수 공모, 후보자 위원회 보고서 허위 작성 등 총 12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루크 부지사는 주 하원의원이자 하원 재정위원장이던 지난 2022년 부지사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로비스트 토비 솔리둠 등과 연루되었다.

솔리둠은 코로나19 검사소 운영과 관련해 주 정부의 자금 지원 및 예산 배정을 유지·확보하고자 루크 당시 의원 측에 접근했다.

이 과정에서 3만 5천 달러 규모의 기부 약속과 함께, 스테이크하우스 등에서 총 1만 달러(5천 달러 수표 2장) 규모의 불법 정치자금 수표를 건네받고 이를 캠프 계정에 입금한 뒤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루크 부지사 측 "수표 받았지만 부정한 청낙 아냐"

루크 부지사 측은 선거캠프 명의로 수표를 받은 사실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부정한 청탁을 받고 공적인 직무 권한을 행사한 적이 없으며 어떠한 특혜도 준 적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녀는 진실성과 정직함을 바탕으로 의정 활동을 해왔다며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수표를 받은 사실 자체가 명백하더라도 그것이 대가성(청탁)이 입증되지 않거나 합법적인 정치헌금의 범위 내로 인정될 경우, 뇌물죄 성립 여부를 두고 다툴 여지는 있다.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돈을 준 사람(행위자)과 받은 사람(공직자) 사이에 "직무 행위와 금전 수수 사이에 대가 관계(부정한 청탁)"가 있어야 한다.

정치인들은 통상적으로 선거 자금이나 후원금을 받는다. 루크 부지사 측처럼 "정당한 정치 후원금 명목으로 받았을 뿐, 로비스트의 민원(정부 지원금 배정 등)을 들어주기로 약속하거나 그에 대한 대가로 받은 돈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적법한 절차(선거관리위원회 신고, 영수증 처리 등)를 거치지 않고 거액의 현금이나 수표를 받았거나, 법정 후원 한도를 초과해 받았다면 이는 정치자금법 위반이나 청탁금지법 위반 등에 해당할 수 있다.

대가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더라도 '공직자의 지위를 이용해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수수했다'는 점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되지만, 검찰은 이번 사건에서 로비스트가 검사소 운영 자금 지원을 청탁하며 돈을 건넸다는 정황(대화 녹취 등)을 포착해 이를 명백한 '뇌물 및 공모'로 보고 기소한 상태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로비스트가 기부금을 언급하며 "35(3만 5천 달러)를 마련하겠다"고 했을 때 루크 의원이 "와, 멋지네요"라고 응답한 대목이 수사 기록에 포함되어 있다.

검찰은 이를 부정한 자금 지원 약속을 인지하고 환영한 정황(뇌물 공모의 증거)으로 해석하고 있다.

루크 부지사, 자발적 직무 이탈 및 재선 포기

파장이 커지자 조시 그린(Josh Green) 하와이주지사는 루크 부지사를 향해 주 정부가 혼란을 수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공식적인 사임을 고려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루크 부지사는 이미 지난 4월 관련 수사 의혹이 언론을 통해 불거진 직후 무기한 직무 휴직(Unpaid leave of absence)에 돌입했으며, 예정되었던 재선 출마 계획도 공식 철회한 상태다.

이번 기소는 루크 부지사 개인에 국한되지 않고, 하와이주 전직 하원의원(라이언 야마네 등), 교통국 및 공공유틸리티위원회 전·현직 고위 관료, 로비스트 등 주 정부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연루된 대형 부패 스캔들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루크 부지사는 보석금으로 8만 달러로 책정되었다.

한인 1.5세 출신으로 하와이 역사상 최고위직 한인 정치인으로 주목받아온 루크 부지사가 이 사법적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지역 사회와 한인 사회의 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