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9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많은 주택을 잿더미로 만든 대형 산불 '이튼 산불(Eaton Fire)'의 발화 원인이 남가주에디슨(Southern California Edison, 이하 SCE)의 송전탑에서 발생한 전기 아크(Arc) 때문인 것으로 공식 조사 결과 밝혀졌다.
LA카운티 소방국 방화조사팀과 가주소방국이 진행한 합동 화재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사용이 중단된 SCE 송전탑의 전기적 이상 현상이 산불의 직접적인 발화 원인으로 확인되었다.
조사팀이 확보한 영상에는 송전탑에서 짧은 시간 간격으로 두 차례 전기 아크가 발생하는 장면이 포착되었으며, 이로 인해 불꽃 및 물질이 지상으로 떨어져 건조한 초목으로 옮겨붙으면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참사로 이어진 송전탑 전기 아크
당시 강하게 불어 닥친 샌타애나 강풍을 타고 불길은 샌게이브리얼 산맥과 알타디나, 패서디나, 시에라 마드레, 라카나다 플린트리지 일대로 순식간에 번졌다.
이 산불로 여의도 면적의 수십 배에 달하는 약 1만 4000에이커가 불에 타고, 건물 약 9000채가 파괴되었으며, 안타깝게도 최소 19명이 목숨을 잃었다.
SCE의 책임론 대두
SCE 전력 설비는 그동안 유력한 발화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으며, 이번 공식 결과로 인해 전력사를 상대로 한 법적 책임 공방과 배상 소송이 더욱 거센 힘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연방 검찰은 지난해 9월 이튼 산불 등의 발화 책임을 물어 SCE를 상대로 4000만 달러 이상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검찰 측은 "SCE가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도 과실로 발생한 산불 비용을 전기요금 인상으로 시민들에게 전가하려 한다"며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CE 피해 보상 프로그램 마찰
현재 SCE는 법원 소송 없이 피해자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산불 복구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 측 변호인들과 지원단체('LA 파이어 저스티스') 등은 실제 피해 규모에 비해 보상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앤서니 마로니 LA카운티 소방국장은 "어떤 조사 결과도 주민들이 겪은 고통을 되돌릴 수는 없다"며 원인이 밝혀진 만큼 실질적인 재건 지원과 재발 방지 대책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서린 바저 LA카운티 수퍼바이저는 "지역사회는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며 이번 보고서가 피해 주민들이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