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강경한 이민 및 출입국 통제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범죄 연루자뿐만 아니라 '원정 출산' 및 '정치적 발언'을 이유로 외국인 비자 17만 5천여 건을 대거 취소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정치적 발언·원정 출산, 범죄 연루자와 동급 비자 대우
미 국무부는 10일 트럼프 행정부 들어 각종 사유로 취소된 외국인 비자가 총 17만 5천 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대다수가 폭행, 음주·약물 운전, 성범죄, 아동 학대, 사기, 횡령 등 범죄와 연관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원정 출산 및 정치적 발언 등 이례적 취소 사례도 늘고 있다.
북아프리카 지역 미국 대사관에서 자녀의 미국 시민권 획득을 목적으로 한 '원정 출산' 비자 약 100건이 취소되었다.
'출생 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 제한 정책이 연방대법원 제동으로 난관에 부딪히자, 행정부 차원에서 시민권 부여 제외 규정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원정 출산'에 대한 실질적인 차단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 암살 사건 당시, 이를 조롱하거나 "너무 늦게 죽었다"는 식의 정치적 발언을 한 외국인들의 비자도 취소되었다.
국무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특정해 비자를 취소한 사례는 공개된 건수 기준으로 총 6명(국가별로는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브라질, 독일, 파라과이 국적 각 1명씩)이다.
암살 사건 직후 국무부 고위 관료들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이 직접 나서서 "미국의 호의를 받으면서 시민의 죽음을 축하하는 외국인을 환영할 의무는 없다"며 신고를 독려했고, 실제로 처분 결과를 소셜미디어나 보도자료를 통해 강력하게 홍보했다.
이처럼 미국 정부가 외국인의 소셜미디어를 일일이 모니터링하여, 정치적 인물의 피습 사건에 대해 인터넷상에 남긴 '조롱성 글'이나 '비판적 발언'을 직접적인 비자 취소 사유로 명시하고 본보기처럼 공개적으로 처분한 전례는 매우 드문 경우다.
실제 적발된 인원(6명) 자체는 많지 않았지만, 국가가 외국인의 온라인 정치적 표현까지 엄격하게 검열하고 추방의 잣대로 삼겠다는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진 상징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란·쿠바 국적자, 아동 성범죄자, 미국 대통령에 대한 폭력 선동가 등이 외교 정책적 이유로 추방 및 비자 취소 대상에 올랐다.
국무부가 밝힌 비자 취소 사례 중 '미국 대통령에 대한 폭력 선동'과 관련하여 쿠웨이트 국적자 1명도 언급되었다.
해당 인물은 미국 대통령을 향해 폭력을 행사할 것을 선동하고, 미국인들을 자신의 '적(enemies)'이라고 지칭하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무부는 이 같은 행위가 외교 정책상 미국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여 해당 쿠웨이트 국적자에 대해 추방 명령을 내리고 비자를 취소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체류 요건을 대폭 강화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단속' 정책의 일환이다.
'디지털 감시' 및 '표현의 자유' 논란도
비자 취소 사유에 단순 범죄뿐만 아니라 '정치적 발언'이 포함되면서, 미국 내 거주하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향후 SNS 활동이나 정치적 견해 표명조차 비자 유지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과의 정치적 대립 격화
특히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사면했던 성범죄자도 비자 취소 대상에 포함되어 정치적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비자 취소 명단에 민주당 측 인사인 팀 월즈 주지사 관련 사면자 등이 포함된 것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정책을 정치적 공세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민법상 성범죄, 특히 아동 성범죄는 그 자체로 비자 취소의 강력한 명분이지만, 주법에 따라 행사되는 고유한 권한인 주 지사의 '사면권'을 사실상 '무력화'하거나 '공격'하는 도구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미네소타주를 "불법 이민과 사기의 온상"으로 지목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와 맞물려 양당 간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자 권리 단체들은 이번 대규모 비자 취소 과정에서 적법 절차(Due Process)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며, 특히 미국 내 거주권이 있는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조치가 과도한 공권력 행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