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주의 한 전직 해병대원이 식당에서 생굴을 섭취한 후 심각한 세균 감염과 심정지를 겪고 영구적인 뇌손상을 입었다며 레스토랑과 유통업체를 상대로 법적 소송에 나섰다.

일리노이주 시세로(Cicero)에 거주하는 전직 해병대원이자 소방관인 조 벨지오(Joe Belgio·44세)는 지난해 6월 30일 가족과 함께 시카고 교외 오크브룩(Oak Brook)에 있는 유명 식당인 '깁슨스 스테이크하우스(Gibbson's Steakhouse)'에서 저녁 식사를 하던 중 생굴을 먹었다.

식사 후 벨지오는 급격한 감염 증세를 보이며 상태가 악화되었고, 결국 심정지가 발생해 최소 8분 동안 산소 공급이 중단되어 혼수상태에 빠지는 치명적인 위기를 겪었다.

당시 5개월 된 딸 카멜라를 막 출산한 후 축하 잔치로 마련된 식사 자리는 벨지오와 가족에게 끔찍한 재앙이 되어 돌아왔다.

벨지오는 사고 이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그는 심각한 뇌손상으로 인해 하루 대부분을 침대에서 보내고 있으며, 향후 평생 동안 지속적인 돌봄과 간병이 필요한 상태다.

벨지오의 변호인 스콧 오설리번(Scott O'Sullivan)은 ABC 제휴사인 WLS에 "그는 매우 심하게 아프게 되었고, 최소 8분 동안 의식과 산소를 잃는 심정지를 겪었다"며 "바로 소방서에 의해 소생된 후 지금까지 계속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그에게서 여러 종류의 병원체를 확인했으며, 변호인단은 이 중 일부 병원체가 오염된 조개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송 서류에 따르면, 굴을 섭취한 벨지오는 장병원성 대장균(Enteropathogenic E. coli), 플레시오모나스 시겔로이데스(Plesiomonas shigelloides), 그리고 콜레라균(Vibrio cholerae)에 감염되었으며, 벨지오의 주치의들은 그의 후속 건강 문제들이 굴 섭취로 인해 발생했다고 "합리적인 의학적 확실성" 수준으로 판단했다.

오설리번 변호인은 벨지오가 남은 평생 동안 병상에 누워 지내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인지 능력이 매우 떨어진 채 극심한 뇌 손상을 입었으며, 남은 평생 동안 돌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소송에서 벨지오 측은 소송 비용을 포함해 5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다. 변호사들이 향후 재판에서 구체적인 피해 산정 자료를 제출하면 청구 금액은 천문학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피고 측 "굴이 원인이라는 명백한 증거 없어"

이번 소송에는 문제의 식당뿐만 아니라 해산물 공급업체인 '수프림 랍스터 앤 시푸드 컴퍼니(Supreme Lobster and Seafood Company)'도 피고로 함께 포함되었다.

그러나 식당 측은 사건 발생 이후 다른 고객들로부터 유사한 질병 신고나 문제 제기가 접수된 사례가 전혀 없었으며, 자체 조사를 거친 결과 벨지오의 건강 악화가 자사 레스토랑의 음식에서 비롯되었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며 책임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과거에도 심각한 식품 안전 위반 전력 있어

하지만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 식당의 프랜차이즈 지점에서 과거에도 굴을 부적절하게 다루어 단속을 받은 전력이 있으며, 전반적인 식품 안전 위반 기록도 매우 불량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카고 보건국(Chicago Department of Public Health) 기록에 따르면, 깁슨스 바 & 스테이크하우스(Gibsons Bar & Steakhouse)의 시카고 다운타운 프랜차이즈는 2010년 이후 연례 식품 안전 점검에서 3분의 1을 불합격하거나 간신히 통과했으며, 다수의 식품 위생 법규 위반으로 적발되었다.

위반 사례 중 다수는 "잠재적 유해 식품"을 안전하지 않은 온도에서 보관한 건이었다.

보건국이 2010년 이후 실시한 24차례의 점검 또는 재점검 중, 깁슨스 시카고점은 2012년에 두 차례 불합격했으며, 가장 최근인 2024년 2월을 포함하여 총 6차례 "조건부 합격(passed with conditions)" 판정을 받았다. 이 중 7차례의 점검은 민원 신고로 인해 진행되었다.

2012년 12월 동일한 이틀 동안 발생한 것으로 기록된 두 차례의 불합격은, 오염된 조리기구를 제대로 소독하기에 식기세척기 수온이 충분히 높지 않았던 점과 바 구역의 얼음통이 뚜껑 없이 방치되어 있었다는 점 때문이었다.

더 충격적인 발견들은 식당이 '조건부 합격'을 받았던 점검들에서 나타났다.

여기에는 2013년 12월 점검 당시의 "중대 위반(critical violation)"이 포함되는데, 당시 시 보건국 공무원은 "시설이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기록했다.

그날 검사관은 2층에 있는 식품 준비용 냉장고를 측정했는데, 이 냉장고는 "블루치즈 크럼블 및 치즈와 같은 잠재적 유해 식품"을 화씨 60도(섭씨 약 15.6도)로 보관하고 있었다.

공개 기록에 따르면, 깁슨스의 시카고 자매점은 과거에도 굴을 부적절하게 다루어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동일한 점검에서 햄버거(화씨 51.9도), 소고기 안심(화씨 51.9도), 치즈(화씨 54.5도), 스테이크(화씨 54.6도) 등 보건국이 정한 이러한 식품의 최대 허용 온도인 화씨 40도를 훌쩍 넘는 온도에서 안전하지 않게 보관되고 있는 다른 잠재적 유해 식품들이 다수 적발되었다.

2023년 3월, 이 식당은 다시 한번 조건부 합격 처분을 받았는데, 당시 검사관은 한 조리사가 맨손으로 바게트를 쥐고 썰고 있는 것을 목격했으며, 준비용 냉장고 내부에 적절한 식별 태그가 없는 여러 종류의 굴 용기들을 발견하여 그중 4파운드를 폐기 처분하도록 했다.

불과 1년 전인 2021년 12월, 깁슨스는 화씨 58.5도로 유지되는 냉장고에 10파인트의 우유를 보관하다 적발되었으며, 조개류를 포함하는 시간·온도 조절 안전(TCS) 식품인 '미상'의 식품들을 무려 화씨 62.4도의 따뜻한 냉장고에 보관하다가 지적을 받았다.

같은 점검에서는 적절한 살균에 필요한 필수 온도인 화씨 180도에 도달하지 못하는 식기세척기가 다시 한번 발견되었으나, 보건국 공무원이 업무를 마칠 무렵에는 기기가 수리되었고 우유는 폐기 조치되었다.

직장 동료·지역사회 모금 활동

과거 해병대 복무 및 소방관으로 헌신했던 벨지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그의 전 직장 동료 소방대원들과 지역사회 주민들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막대한 치료비와 간병비를 돕기 위해 자발적인 모금 운동을 펼치고 있다.

벨지오가 과거에 근무했던 시세로 소방서(Cicero Fire Department) 소속 동료들은 그의 회복을 더욱 돕기 위해 '조 벨지오 회복 기금(Joe Belgio Recovery Fund)'을 출범시켰다.

한편, 벨지오의 약혼녀는 평범했던 가족 외식이 한순간에 삶을 완전히 파괴해 버렸다며, 이와 같은 비극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알리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다.

벨지오는 현재 약혼녀 멜라니 스테이어(Melanie Stayer)와의 사이에 어린 딸 카멜라(Carmela)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