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대의 인공 저수지인 미드호(Lake Mead)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파월호(Lake Powell)마저 역대 최저 수위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서부 지역 전역에 심각한 물 부족 경보가 울리고 있다.

수십 년간 누적된 가뭄과 기후변화, 과도한 수자원 사용이 맞물려 콜로라도강 유역 전체가 구조적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파월호·미드호의 연쇄적 최저 수위 추락

연방 수자원 당국에 따르면, 파월호의 수위는 3,519.91피트를 기록하며, 지난 2023년 4월에 기록했던 종전 최저치(3,519.92피트)를 밑돌았다.

상류의 파월호뿐만 아니라 하류의 미드호 역시 역대 최저치 수준으로 수위가 급락하며, 서부의 핵심 수자원 저장고 두 곳이 모두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

두 저수지의 물을 합산할 경우, 파월호가 건설되기 이전인 1957년 이후 가장 낮은 저장량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례 없는 저수량을 단순한 계절적 가뭄이 아닌 기후 체계의 영구적 변화인 '건조화(Aridification)' 현상으로 진단하고 있다.

눈 녹은 물의 유입 감소가 주요 원인

로키산맥 일대의 겨울철 적설량이 수년째 평년작을 밑돌고 있는 가운데, 봄·여름철 기온 상승으로 인해 눈이 녹아내리기도 전에 대기 중으로 증발하는 수증기압 결차(Vapor Pressure Deficit)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20년 이상 지속된 가뭄으로 인해 유역의 토양이 바짝 메말라 있어, 드물게 폭설이나 폭우가 내려도 눈 녹은 물이 강으로 흘러들기 전에 대지와 암반(기저부 저장고)에 먼저 흡수되어 버리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식수, 농업, 수력발전의 연쇄 타격

미드호와 파월호는 서부를 관통하는 콜로라도강 수계에 만들어진 미 최대 규모의 인공 저수지들이다.

콜로라도강은 남가주를 비롯해 애리조나, 네바다, 멕시코 및 원주민 부족 자치구 등 약 4,000만 명의 식수와 광범위한 농업용수를 지탱하는 생명선이어서, 4천만 명의 생명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월호의 경우, 수위가 발전용 터빈 가동 마지노선(Minimum Power Pool·3,490피트)에 점차 근접하고 있어, 전력 생산 차질 및 광역 전력망 불안정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콜로라도강 물 사용량의 약 70%가 농업(특히 알팔파와 가축 사료 작물)에 집중된 만큼, 향후 본격적인 농업용수 강제 감축이 시행될 경우 신선 채소 및 축산물 가격 폭등 등 소비자 물가 전반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연방 당국, 긴급 방류 조치

연방 개간국(USBR)은 파월호의 붕괴를 막고 발전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상류의 플레밍 고지(Flaming Gorge) 저수지에서 물을 추가 방류하고, 하류 미드호로 향하는 방류량을 조절하는 비상 운영 지침을 가동 중이다.

기존의 콜로라도강 운영 지침이 올해 말 종료되는 가운데, 포스트-2026(Post-2026) 물 배분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유역 7개 주가 수년째 새로운 물 사용 감축 규모와 배분 방식을 두고 치열한 법적·정치적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으나 아직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