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LA) 도심 한복판에서 사소한 양보 제스처에 격분한 운전자가 보도 위를 걷던 커플과 반려견을 향해 차량을 고의로 돌진하는 충격적인 도로 위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양보 신호에서 시작된 살인미수 폭언·돌진

LA 미드윌셔 지역에서 평화롭던 반려견과의 산책길이 한순간에 아찔한 공포의 현장으로 변했다.

사건은 지난 12일(수요일) 오후 6시 30분쯤 LA 미드윌셔 지역의 해럴드 A. 헨리 공원(Harold A. Henry Park) 인근 9가(9th St.)와 루선 블러바드(Lucerne Blvd.) 교차로 부근에서 일어났다.

남성 벤 로건 등 피해 커플은 당시 미니 닥스훈트 반려견과 함께 인도에서 산책 중이었으며, 교차로에 접근하는 차량에 대해 전화 통화 중인 상태로 '먼저 지나가라'는 뜻으로 가벼운 양보의 손짓을 보냈다.

그러나 좌회전을 하려던 것으로 보이는 주황색 미쓰비시 미라지 세단에 탑승했던 남성 운전자는 갑자기 차 창문을 내리고 이들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영어를 못하느냐(Do you not speak English?)"는 식의 인종·언어적 차별이 섞인 폭언을 쏟아내며 난폭한 반응을 보였다.

피해 여성은 "우리는 통화 중이라 정신이 없었다. 그 차가 그냥 지나갈 줄 알았는데, 갑자기 그가 '뭐야, 씨X 영어 못해?'라며 소리를 질렀다"고 덧붙였다.

인도 및 공원 잔디밭까지 추격... 대시캠에 포착된 아찔한 돌진 순간

바로 그 순간, 차량이 커플을 향해 그대로 돌진했다. 커플이 무대응으로 자리를 피하려 하자, 운전자는 갑자기 핸들을 꺾어 보도(인도) 위로 차량을 고의적으로 밀어 넣은 것이었다.

차량은 커플과 반려견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돌진했고, 공원 잔디밭까지 계속 뒤쫓아가며 위협했다.

피해 여성은 "빨리 뛰어, 뛰어, 뛰어 하더니 그가 차를 돌려 공원 안쪽으로 몰고 들어왔다"며, "그리고는 다시 차를 돌려 우리에게 '이제 X나 무섭지, 어?'라며 소리치고 사라졌다"고 말했다.

구사일생 탈출 성공

남성 피해자는 품에 안고 있던 반려견 '올리브'를 급히 끌어당기며 뒤로 물러나 가까스로 차량을 피했고, 약혼녀인 여성 피해자는 비명을 지르며 공원 안쪽 나무들 사이로 필사적으로 달아났다.

로건은 "운전자가 우리 쪽으로 차를 돌려 가속하더니 인도로 올라왔다. 내가 올리브를 왼쪽으로 확 잡아당겼고, 차가 정말 아슬아슬하게 나를 스쳐 지나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모든 일이 몇 초 만에 벌어졌지만, 우리 인생에서 가장 미친 일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여성 약혼자는 "나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잔디밭을 가로질러 최대한 멀리 뛰었다. 뒤를 돌아보니 차가 바로 내 뒤에 쫓아와 있었다"고 전했다.

"이제 무섭냐"? 조롱까지 한 뒤 도주

운전자는 공원 잔디밭까지 차량을 몰고 이들을 쫓으며 "이제 무섭냐(Are you scared now?)"고 소리친 뒤 도로로 빠져나가 현장을 유유히 떠났다.

당시 공원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목격자 세쿼이아 휴기(Sequoia Hugee)는 품에 자신의 반려견 '쿠키'를 꼭 껴안은 채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휴기는 "사람들이 공원 쪽으로 미친 듯이 도망치는 것을 봤고, 차가 아주 미친 듯이 인도를 타고 올라오더니 그대로 달아났다"고 말했다.

제3자 대시캠에 고스란히 담긴 증거

다행히 인근을 지나던 우버(Uber) 차량 등 다른 운전자의 블랙박스(대시캠)와 후방 카메라 영상에 가해 차량의 이동 경로, 주황색 차체, 운전자의 인상착의, 콜로라도주 번호판 등이 선명하게 포착되었다.

피해 커플은 즉시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에 사건을 신고했으며, 현재 경찰은 대시캠 영상을 바탕으로 용의 차량과 도주한 운전자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해당 운전자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또다시 위험한 범행을 저지를 수 있다며 신속한 검거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