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의 이민비자 인터뷰 일정을 전격 중단하고 대규모 심층 교육에 돌입했다.
이는 최근 연방법원의 제동으로 멈춰 선 일괄적 이민 제한 조치를 우회하여, 개별 영사 심사를 통한 강력한 이민 통제 기조를 다지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 영사관 이민비자 인터뷰 중단… "공적부조 심사 강화 목적"
국무부는 지난 26일 전 세계 영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적부조 심사와 관련한 심층 교육을 실시하면서 이민비자 인터뷰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예정되어 있던 일부 비자 인터뷰도 연기되었으며, 정상적인 재개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관광, 학생, 단기 취업 등 비이민비자는 이번 중단 대상에 직접 포함되지 않았으나 전반적인 일정 지연 등 간접적 영향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 측은 "비자 신청자가 공적부조 대상이 되거나 공공 혜택에 의존할 가능성이 없는지 엄격히 확인해야 한다"며, 영사 담당자들이 일관된 기준에 따라 개별 심사를 진행하도록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이민 심사에서 자주 논란이 되는 '공적부조(Public Charge)' 심사는, 이민 신청자가 향후 미국의 재정적 지원(현금성 복지 혜택이나 장기 요양 시설 지원 등)에 과도하게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영사나 심사관이 판단하여 비자나 영주권 발급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다.
법원 제동에 따른 '우회로' 선택
이번 조치는 행정부가 앞서 추진했던 강경책이 법원의 벽에 부딪힌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정부는 75개국 국민에 대한 이민비자 처리를 일괄 중단하려 했으나, 지난 21일 연방법원은 "국적만으로 공적부조 의존 가능성을 단정할 수 없다"며 제동을 걸고 신청자별 개별 심사가 필요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정부는 특정 국가를 일괄적으로 차단하는 대신, 전 세계 재외공관에서 이민비자 신청자에 대한 개별 공적부조 심사의 잣대를 극도로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이민 심사 인력 차출도
한편 워싱턴포스트(WP)의 지난 25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도 이민 심사를 담당하던 이민서비스국(USCIS) 직원 수백 명이 본래의 이민 신청 심사 업무에서 빠져 '유권자 데이터 검토 업무'로 긴급 재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가오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비시민권자의 유권자 등록 여부 확인과 선거 관리 감사를 강화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가 이민 행정 전반에 연쇄적인 파장을 낳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