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가 오는 11월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 신분증(Voter ID) 제도' 도입을 둘러싼 뜨거운 찬반 논쟁에 휩싸였다.

공화당 스티브 힐튼(Steve Hilton) 후보가 신분증 도입을 통한 개표 효율화를 주장하고 나선 가운데, 민주당 측과 시민단체들은 이를 행정 지연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쟁점 1: 스티브 힐튼 후보의 ‘개표 속도 개선론’

스티브 힐튼 후보는 LA카운티 선거관리국 앞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캘리포니아의 고질적인 문제인 '개표 지연'의 주범으로 '복잡한 서명 확인 절차(Signature Verification)'를 꼽았다.

현행 서명 확인제는 담당자가 일일이 수기 서명을 대조해야 하므로 인적 오류 가능성이 높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유권자 신분증이 도입되면 이를 디지털화된 본인 확인 절차로 대체해 개표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힐튼 후보는 이 제안이 ‘부정선거 의혹’과는 거리를 둔, 오직 ‘행정 효율성’ 측면에서의 제안임을 강조하며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쟁점 2: 반대 측의 ‘행정 지연 및 투표권 침해론’

반면, 민주당 후보들과 시민권 단체들은 신분증 제도 도입이 오히려 선거 시스템의 병목 현상을 유발할 것이라며 반박한다.

유권자들이 신분증 번호나 사회보장번호(SSN)를 입력하게 되면, 선관위는 이를 데이터베이스와 일일이 대조해야 하는 행정적 부담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정보 불일치 사례가 발생할 경우 이를 처리하는 데 훨씬 더 많은 행정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하비에르 베세라 후보는 "개표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단 한 표도 누락되지 않는 '정확한 집계'"라며, 신분증 요구가 특정 취약계층의 투표 접근성을 저해하고 참정권을 위축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캘리포니아 주법상 신분증 도입은 유권자들의 직접 투표(발의안)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만약 찬성 측이 승리하더라도,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은 투표권 침해를 이유로 위헌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타 주(텍사스, 조지아 등)에서는 이미 유권자 신분증 제도가 정착되어 있으나, 이들 지역 역시 도입 초기에는 개표 절차를 둘러싼 혼란과 법적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이 캘리포니아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