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에서 아시안·태평양계(AAPI) 유권자들이 거대한 정치적 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4일 발표된 ‘2026 CA 아시안 유권자 팩트시트’에 따르면, AAPI 유권자는 487만 명을 돌파하며 캘리포니아 전체 유권자의 약 18.5%를 차지하는 핵심 집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정작 주요 정당들의 유권자 접촉은 미비해 '정치적 소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성장하는 AAPI 유권자 규모
캘리포니아 내 AAPI 유권자 수는 지난 10년간 약 28% 증가했다. 이는 미국 내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유권자 집단임을 방증하는 것이다.
민족별 구성으로는 중국계(약 190만 명)가 최대이며, 필리핀계(173만 명), 인도계(96만 명), 베트남계(82만 명)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한인 사회는 약 57만 명으로, 캘리포니아 내 다섯 번째 규모의 아시안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아시아계 유권자들은 지역적 집중 현상을 보이는데, LA카운티(150만 명), 산타클라라카운티(77만 명), 오렌지카운티(71만 명) 순으로, 특히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높은 결집력을 보이고 있다.
여전한 정치권의 '소통 부재'와 낙인 효과
보고서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유권자들의 높은 투표 의지에도 불구하고 정당들의 소통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조사 대상의 42%는 양대 정당(민주·공화)으로부터 전혀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특히 공화당으로부터 소외됐다고 느낀 응답자가 57%, 민주당은 50%에 달한다.
AAPI 주민의 60.5%가 가정에서 영어가 아닌 모국어를 사용하며, 27.4%는 영어 구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이 영어 중심의 선거 캠페인만 펼치면서 아시안 커뮤니티의 정치적 요구사항이 정책에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캐스팅보트 잠재력 충분
워싱턴 포스트(WP)와 폴리티코(Politico) 등 정치 전문 매체들은 "아시안 유권자는 더 이상 정당의 전략적 배려가 아닌 '필수 전략 파트너'"라고 평가하고 있다.
선거의 판도를 가를 수 있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잠재력이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언어적 접근성과 문화적 이해가 부족한 캠페인은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AAPI Data와 APIAVote 등 시민단체들은 이번 보고서를 토대로 캘리포니아 선거 관리국에 '다국어 투표 안내 확대'와 '문화적 감수성을 고려한 캠페인 가이드라인'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