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정치적 동맹이자 공화당의 핵심 매파인 린지 그레이엄(71·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11일 저녁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미 정계는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큰 충격에 빠졌으며, 일각에서는 사망 경위를 둘러싼 의구심과 '독살설' 등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자택에서의 급박했던 순간

현지 응급구조 당국에 따르면, 11일 오후 8시 30분경 그레이엄 의원의 자택에서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현장에서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하며 급히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의원 사무실 측은 "짧고 갑작스러운 질병"이라고만 밝혔을 뿐, 정확한 병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진정한 애국자"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내가 알던 상원의원 중 가장 훌륭한 인물 중 한 명이자 진정한 애국자"라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또한 "위대한 친구를 잃었다"며 슬픔을 전했다.

그레이엄 의원의 별세로 공화당의 상원 의석은 53석에서 52석으로 줄어들어, 향후 상원 운영 구도에도 변수가 생겼다.

확산하는 독살 음모론과 의혹

그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온라인과 일부 정치권에서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그레이엄 의원이 별세 직전까지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면담하는 등 매우 활발한 대외 활동을 해온 데다 평소 건강 이상 없었다는 점이 '갑작스러운 질병'이라는 공식 발표와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그가 최근 이란, 러시아, 중국 등 적성국들에 대한 강경 제재를 주도하고, 특히 쿠팡 관련 중국 공조 문제를 강하게 밀어붙였던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배후 세력'에 의한 독살, 표적 살해 가능성이 담긴 음모론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사건 당일 자택을 방문한 의문의 외부 인사가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되어 수사 당국이 CCTV와 출입 기록을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국은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독극물 검사를 포함한 정밀 부검을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까지 강경했던 '매파'의 유산

그레이엄 의원은 20년 넘게 상원을 지키며 대북·대중국·대러시아 강경론을 주도해왔다.

북핵 위기 시 군사 옵션을 주장했고, 최근까지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추가 제재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미국의 외교·안보 전략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특히 한국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 한미 공조를 강조하는 등 대중국 전선의 전략적 동반자로 평가받아 왔다.

현재 병원 측은 의료 기록 보안을 이유로 정확한 사인 발표를 미루고 있어, 당분간 그의 죽음을 둘러싼 정치적 파장과 음모론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