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부촌에서 수년째 중단된 채 방치된 공사장이 코요테 무리의 아거지로 변모하면서, 밤마다 이어지는 소음과 안전 우려로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웨스트할리우드(West Hollywood) 지역의 로메인 스트릿(Romaine St.)과 노스 스폴딩 애비뉴(N. Spalding Ave.) 교차점에 위치한 미완공 주거용 건물이 코요테 콘도가 되었다.
수년 전 공사가 중단된 채 흉물스럽게 방치된 이 건물에 최근 몇 달 사이 코요테 무리가 자리를 잡고 눌러앉았다. 처음에는 들락날락거리다가, 아예 완전히 눌러앉은 것이다.
인근 주민들이 포착한 영상에는 최소 4마리의 코요테가 미완공 건물의 발코니에서 한가롭게 햇볕을 쬐면서 쉬거나 건물 안팎을 자유롭게 활보하는 모습이 담겼으며, 주민들은 이 건물을 자조 섞인 목소리로 '코요테 콘도', '코요테를 위한 거대한 개집'이라고 부르고 있다.
방치된 공사장의 코요테에 주민 피해 커져
주민들은 코요테들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출몰하며, 특히 밤 11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는 단체로 울어대어 잠에서 깰 정도로 극심한 소음 피해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심야의 코요테 울음 콘서트가 주민들에게 공포와 스트레스가 되고 있는 것이다.
코요테는 개나 고양이 사료를 훔쳐 먹기도 하고 있으며, 일부 반려동물 주인들은 자신들의 동물이 공격 대상이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주민들은 코요테 그 자체보다도 도시 도심 한복판을 수년째 흉물로 방치한 개발업체에 더 큰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인근 주민 패디 팰런(Paddy Fallon)은 ABC7과의 인터뷰에서 방치된 공사장이 키운 인재(人災)에 대해 "개발업체가 자금난 등으로 지난 3~4년 동안 공사를 내팽개쳤고, 한때 노숙인들이 머물다 쫓겨난 자리를 이제는 코요테들이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웨스트할리우드 시 당국은 공식 입장을 내고, 현재 LA 카운티 유관 기관들과 협력해 해당 지역의 야생동물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먹이, 물, 은신처를 찾는 도심 코요테가 캘리포니아 전역에 점점 더 흔해지고 있다며, 은둔적인 동물이며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는 코요테를 무조건 포획하거나 사살하기보다는 '비살상 관리 및 공존 계획(Non-lethal Coyote Management Plan)'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주민들에게 애완동물 관리 철저, 음식물 쓰레기 방치 금지, 코요테에게 먹이를 주는 행동 금지 등을 당부하는 한편, 방치된 사유지에 대한 행정 지도 및 안전 조치를 검토 중이다.
또한 코요테를 마주치게 되면 큰 소리를 내거나 휘파람을 불어 쫓아내라고 당부했다. 캘리포니아주 야생동물국에 신고해줄 것도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