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 제도를 개편하기 위해 국가안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연방정부의 선거 개입 권한과 헌법상 주(State) 정부의 자치권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국가안보 비상사태' 카드를 꺼내 들어 연방 차원에서 선거 규칙을 강제하려 들 경우 미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엄청난 헌정 위기로 번질 수 있다.
'선거 비상사태' 카드와 '세이브 아메리카 법안'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보수 성향 방송 '리얼아메리카스보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의회가 ‘세이브 아메리카 법안(SAVE America Act)’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국가안보 비상사태를 선포해 사진 부착 신분증 제시, 시민권 증명, 우편투표 제한 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진행자의 제안에 “그보다 더 이상한 일도 일어난 적이 있다는 말만 드리겠다. 그 정도로 하자”며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다.
해당 법안은 연방선거 유권자 등록 시 미국 시민권 증명 서류 제출과 투표 시 사진 부착 신분증 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2월 하원을 통과했으나, 상원(공화당 53석)에서 필리버스터 종결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해 사실상 멈춰 선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리버스터 규칙 폐지까지 요구하며 압박하고 있으나 공화당 지도부는 이에 부정적이며, 상원은 여름 휴회에 들어간 상황이다.
CNN 등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가정에 대해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행정부가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선거 규칙에 직접 개입하려는 시도가 지속될 경우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도했다.
투표소에서의 신분증 의무화나 우편투표 제한 같은 쟁점은 미국 양당 지지층 간의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는 사안이다.
연방정부가 이를 강제로 밀어붙일 경우 선거 결과 자체의 정당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대선 전후로 미국 사회 전반에 통제하기 힘든 극심한 혼란과 분열이 촉발될 수 있는 문제다.
연방정부 개입 대 주(State) 정부 권한 법적·헌법적 쟁점
미 헌법상 연방의회 선거의 ‘시기·장소·방법’을 정하는 권한은 기본적으로 각 주(State)에 부여되어 있으며, 연방 차원의 변경 권한은 의회에 속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행정명령 등을 통해 선거 관리에 개입하려던 이전의 시도들은 법원에서 잇달아 제동이 걸린 바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가 선거 관리에 더 직접 개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행정부가 비상사태 선포를 명목으로 이를 우회하려 한다면 명백한 권력 남용이자 위헌 논란에 직면하게 된다.
또한 실제 비상사태 선포나 행정명령이 발동될 경우 즉각적인 대규모 법적 소송과 연방대법원까지 가는 사상 초유의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화당, 상원 복귀 후 예산 연계 추진
공화당 의원들은 다음 달 상원 복귀 이후 ‘세이브 아메리카 법안’의 일부 핵심 내용을 다른 필수 예산 법안에 포함해 우회 처리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만약 행정부가 실제 비상사태 선포 카드를 검토하거나 독자적인 행정명령을 강행할 경우, 민주당과 각 주 정부의 강력한 소송 제기와 함께 거센 위헌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