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기후위기 대응과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한국형 녹색대전환’ 전략을 제시하며 장기적으로 약 1천조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 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 참석해 녹색전환을 단순한 환경정책이 아니라 국가 산업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전략으로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녹색 대전환을 통해 한국이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새로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며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핵심 녹색기술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기후변화 대응과 산업정책을 별개의 분야로 보지 않고 하나의 성장전략으로 묶는 데 있다.

세계 주요국들은 탄소배출 감축을 단순한 환경규제가 아니라 새로운 산업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 재생에너지, 원전, 수소, 에너지저장장치, 친환경 선박 등 다양한 산업이 탄소중립 정책과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배터리 등 기존 주력산업을 친환경 기술과 결합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민간과 공공 부문을 합쳐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자금을 녹색산업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술개발과 인프라 구축, 에너지 전환, 산업단지의 친환경화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막대한 투자 규모만큼 재원 마련 방식도 중요한 과제다. 정부 재정만으로 모든 투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민간자본을 얼마나 끌어들이고, 투자 과정에서 기업의 부담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향후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산업계에서는 녹색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 계획이 기업의 기술개발과 설비투자를 예측 가능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전기요금과 산업용 에너지 비용이 상승할 경우 기업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에서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합리적인 에너지 가격을 확보하는 것이 녹색전환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도 친환경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녹색기술 확보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에 가까워지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구체적인 사업별 투자 계획과 재원 조달 방안을 단계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결국 이번 K-GX 전략이 실제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정부의 장기 투자 약속이 기업의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로 연결되는지, 그리고 녹색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국민과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관리하는지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