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87주 연속 상승하면서 장기간 이어진 상승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다만 서울 전체가 일제히 오르는 모습은 아니다. 강남·서초·송파 등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지는 반면 마포·성동 등 비강남권과 일부 중저가 지역에서는 가격 상승폭이 커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8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2% 상승했다.
서울 집값은 87주 연속 상승하면서 역대 최장기간 상승 기록을 이어갔다. 특히 최근 둔화하던 상승폭이 6주 만에 다시 확대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다시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강남권에서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강남·서초·송파구는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용산구까지 포함한 기존 규제지역에서도 가격 조정이 계속됐다.
강남구는 9주째 하락세를 기록했다.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매수자들이 가격에 부담을 느끼면서 거래가 위축된 데다 최근 세제 개편 이후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가격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비강남권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강했다. 강북구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상승폭이 오히려 커졌고, 한강벨트에 속한 지역에서도 매수세가 이어졌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이 지역별로 뚜렷하게 양극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서는 세금과 대출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에서는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세시장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오르면서 집을 사기 어려운 수요자들이 전세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전셋값 상승은 향후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전세가격이 계속 오르면 실수요자들이 매매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전세보증금 부담이 커지면 주거비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효과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도 변수다. 고가 주택 시장에서는 규제와 세금 부담이 가격을 누르고 있지만 비강남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교통·생활 인프라를 갖춘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 전체의 상승률만 보고 시장을 판단하기보다는 지역별 가격과 거래량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앞으로 서울 부동산 시장의 핵심 변수는 금리와 대출 규제, 세제 정책, 공급 확대 여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여건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비강남권의 상승세가 계속될지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