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미국 비자 발급이 출국을 사흘 앞둔 8일까지 보류되면서 미국 현지 국정감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정 의원은 결국 미국을 담당하는 미주반에서 빠지고 유럽 지역을 담당하는 구주반으로 이동하게 됐다.
8일 정치권과 국회에 따르면 외통위 미주반은 오는 11일부터 22일까지 미국과 브라질, 콜롬비아, 캐나다 등을 방문해 재외공관에 대한 현지 국정감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번 국감에는 주미 한국대사관과 주유엔 대표부 등 미국 내 주요 재외공관이 포함돼 있다. 정 의원은 당초 미주반 소속으로 미국 현지 국감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비자가 발급되지 않으면서 일정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외통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주반에 함께 배정된 의원들 가운데 정 의원의 비자 발급만 현재까지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의원들은 미국 방문을 위한 비자 발급 절차를 마친 상태다.
정 의원은 비자 발급이 지연된 구체적인 이유를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측에서도 이번 비자 발급 보류의 구체적인 사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정 의원에게 이번 일이 더욱 민감한 이유는 과거에도 미국 비자 발급 문제로 미국 현지 국정감사에 참여하지 못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2013년 외통위 활동 당시에도 미국 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미주 지역 국감 대신 유럽 지역 국감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에는 과거 학생운동 과정에서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에 참여했던 이력이 비자 발급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당시에도 미국 정부가 공식적인 사유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번에도 비자 발급 보류가 같은 과거 이력과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미국 측의 구체적인 판단 배경을 단정하기 어렵다.
국회는 정 의원의 비자 발급이 계속 지연되자 국감 자체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사반 구성을 변경했다. 정 의원은 미주반 대신 구주반으로 이동해 유럽 지역 현지 국감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사안은 한미 관계가 여러 현안을 놓고 민감한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도 정치권의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비자 문제는 개인의 출입국 문제를 넘어 국회의원의 공식적인 의정활동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통위 현지 국감은 재외공관의 업무와 재외국민 보호, 한미 외교 현안 등을 직접 점검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일정 변경이 단순한 개인 일정 조정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비자 발급 여부는 미국 정부의 고유 권한인 만큼 한국 정부가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다.
국회는 예정된 현지 국감 일정을 유지하면서 감사반 구성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정 의원의 비자 발급 보류 사유가 향후 미국 측을 통해 추가로 확인될지 여부도 관심사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