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투기과열지구의 특별공급 청약에 당첨될 가능성이 높은 청약통장을 불법으로 사고판 부동산 브로커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핵심 브로커를 구속하고 청약통장 명의자와 매수자, 알선책 등 38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수사 대상 분양권 14건의 분양가 합계는 26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 기장경찰서는 10월 14일 주택법 위반 혐의로 60대 핵심 브로커를 구속하고 공범 3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 투기과열지구의 특별공급 대상자나 청약 가점이 높은 사람에게 접근해 청약통장을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청약통장 명의자에게 지급된 금액은 통장당 3,000만~5,000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브로커들은 청약통장이나 당첨 자격을 확보한 뒤 이를 이용해 분양권을 취득하고, 이후 불법 전매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는 거래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고 수익을 나누는 이른바 ‘전주’도 확인됐으며, 이들 가운데 은행 간부와 5급 공무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확인한 분양권은 모두 14건으로, 분양가를 합산하면 261억원 규모다. 이 수치는 해당 분양권의 분양가 합계이며, 불법 거래 조직이 실제로 얻은 수익이나 피해액과 동일한 의미는 아니다.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과 자금 흐름, 각 피의자의 구체적인 역할은 수사를 통해 추가로 확인될 부분이다.
청약통장 불법 거래는 주택 청약 제도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 청약 제도는 무주택 실수요자와 일정한 자격을 갖춘 신청자에게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당첨 가능성이 높은 통장이나 자격을 돈으로 거래하면 실제 주거가 필요한 사람의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특히 특별공급은 신혼부부나 다자녀 가구 등 정책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계층을 고려해 운영되는 만큼, 자격을 악용한 거래는 제도 취지에 어긋난다.
경찰은 수개월에 걸쳐 약 2만 건에 이르는 녹취파일과 사회관계망서비스 메시지, 계좌 거래 내역 등을 분석해 조직의 실체를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수사기관은 불법 거래의 연결 관계와 자금 제공 경로를 확인하고 있으며, 추가로 드러나는 위법 행위가 있는지도 살펴볼 방침이다. 다만 입건된 사람 모두의 혐의가 법원에서 확정된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책임은 향후 수사와 재판을 통해 판단된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청약 경쟁이 치열한 지역일수록 당첨 가능성과 분양권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불법 거래 유인이 커질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브로커 단속뿐 아니라 청약 자격 확인과 분양권 전매 관리, 금융 거래 추적을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 수사가 불법 청약 거래의 구조를 밝혀내고 주택 공급 제도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