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주거비 부담과 부채 문제로 인해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미국 청년층, 이른바 '캥거루족'의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24일 발표된 주요 경제 분석에 따르면, 경제 활동을 하는 청년들조차 독립적인 주거를 마련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터닷컴(Realtor.com) 보고서에 따르면, 18~34세 청년층의 약 3분의 1이 여전히 부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25~29세 중 지난해 부모와 함께 사는 비율은 20.4%로, 25년 전 대비 약 6%포인트 상승했다.

30~34세도 같은 기간 거주 비율이 2000년 7.1%에서 지난해 12.7%로 거의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독립 가로막는 경제적 장벽

청년들을 캥거루족으로 만드는 주요 원인은 주거 비용 급등이다.

미국 내 중간 주택 가격은 지난해 43만 달러를 기록하며 2019년 대비 34.4% 상승했다. 렌트비 역시 팬데믹 이전보다 약 18% 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학자금 대출, 자동차 할부, 신용카드 빚 등 다중 채무가 청년들의 가처분 소득을 갉아먹으며 독립을 위한 종잣돈 마련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많은 청년들이 부채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다.

일자리가 있더라도 임금 상승률이 주거 비용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임금 격차’ 역시 독립 지연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고용의 질이 독립의 꿈을 이루어주기에는 역부족인 것이다.

세대 간 은퇴 설계의 붕괴

자녀의 독립 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자녀를 지원해야 하는 부모 세대의 은퇴 계획과 주거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은퇴 후 여유로운 생활을 꿈꾸던 부모 세대가 자녀의 주거비를 지원하느라 재정적 자유를 확보하지 못하는 '샌드위치 세대'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및 블룸버그 등 경제 전문 매체들은 이러한 현상이 향후 미국의 가계 소비 패턴 변화와 주택 시장의 수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