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생활비에 의료·여가 인프라 부족 겹쳐… 노년층 주거 여건 악화
플로리다주 올랜도·마이애미 등은 최상위권 차지
한 때 은퇴자들의 낙원으로 불렸던 캘리포니아 주요 대도시들이 은퇴하기에 가장 부적합한 최악의 도시들로 전락했다.
치솟는 생활비와 열악해진 의료·여가 환경으로 인해 가주 노년층의 주거 여건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최악의 은퇴 도시 10곳 중 6곳이 캘리포니아… 스톡턴 '불명예 1위'
개인금융정보업체 뱅크레이트(Bankrate)가 발표한 ‘2026년 은퇴하기 좋은 도시(Best Places to Retire in 2026)’ 순위에 따르면, 전국에서 은퇴하기 가장 나쁜 최악의 도시 10곳 가운데 무려 6곳이 캘리포니아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스톡턴(Stockton)이 전국에서 은퇴하기 가장 나쁜 도시 1위의 오명을 안았으며, 샌버나디노가 그 뒤를 이어 2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프레즈노(4위), 랜초쿠카몽가(5위), 베이커스필드(6위), 폰타나(10위)가 최악의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고, 리버사이드 역시 12번째로 나쁜 도시에 포함되는 등 가주 내 다수 도시들이 하위권을 휩쓸었다.
NBC방송 등 주요 언론은 이들 가주 도시가 높은 생활비 부담뿐만 아니라 의료 서비스와 여가 활동 부문에서도 현저히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스톡턴은 여가 활동 부문에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고, 베이커스필드는 의료 서비스 취약성 전국 10위, 프레즈노는 여가 활동 7위 및 의료 서비스 22위의 저조한 성적을 냈다.
은퇴자들의 외면 받는 CA 내륙도시들
뱅크레이트의 이번 은퇴 도시 순위에서 하위권을 기록한 스톡턴, 샌버나디노, 프레즈노, 랜초쿠카몽가, 베이커스필드, 폰타나 등의 캘리포니아 도시들은 대부분 샌프란시스코나 로스앤젤레스 같은 해안가 대도시권이 아니라 내륙(인랜드 엠파이어 및 센트럴 밸리)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이들 내륙 도시들이 해안가보다 집값은 상대적으로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은퇴지로 꼽히지 못한 이유는 대도시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자리 기회나 평균 소득이 낮고, 노인 빈곤율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고령 은퇴자들에게 필수적인 전문 의료 시설, 시니어 케어, 양질의 병원 접근성도 해안가 부유한 도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은퇴 후 삶의 질을 높여줄 문화생활, 커뮤니티 활동, 여가 시설 역시 상대적으로 발달해 있지 않다.
내륙 지역 특유의 극심한 여름철 폭염과 대기 오염(스모그 등) 역시 건강 관리가 중요한 노년층에게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이들 도시들은 해안가 대도시에 비해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일지 몰라도, 전국 평균과 비교하거나 현지 소득 수준에 비춰보면 결코 저렴하다고 볼 수 없다.
여기에 캘리포니아주 특유의 높은 주세(소득세), 높은 유류세와 공공요금, 그리고 전국 최상위권인 판매세(Sales Tax) 등이 겹치면서 은퇴자들의 실질적인 생활비 부담을 가중시킨다.
해안가처럼 집값이 비싸진 않지만, 그렇다고 다른 지역에 비해 물가나 세금 부담이 낮거나 의료·여가 인프라가 풍족한 것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가 되다 보니, 고정 수입으로 살아가는 은퇴자들에게 가장 매력 없는 도시들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플로리다주는 상위권 싹쓸이… 대비되는 은퇴 환경
캘리포니아 하위권 도시들과 달리 전국 상위권에 오른 은퇴 최적의 도시들은 대조적인 주거 환경을 과시했다.
이번 조사에서 플로리다주 올랜도가 은퇴하기 가장 좋은 도시 1위로 선정됐으며, 같은 주의 마이애미와 탬파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플로리다주는 주 소득세와 상속세가 없어 고정 수입으로 생활하는 은퇴자들에게 경제적으로 매우 유리하게 작용했다.
올랜도의 경우 풍부한 문화·여가 시설뿐만 아니라 노인 전문병원과 재택 의료시설 등이 전국 상위권에 랭크되며 인프라 우수성을 입증했다.
전문가 "세금·생활비·의료 인프라 갖춘 도시 선별해야" 조언
이번 평가는 전국 182개 도시를 대상으로 생활비 부담, 의료 서비스, 여가 활동, 삶의 질 등 4개 주요 분야의 45개 세부 지표를 종합 분석해 이루어졌다.
주요 지표에는 주거비와 세금, 노인 빈곤율, 65세 이상 취업률, 기대 수명, 노인 전문병원 및 재택 의료시설, 자원봉사·문화 활동 기회 등이 대거 반영됐다.
뱅크레이트 분석가들은 "고정 수입으로 살아가는 은퇴자들은 세금과 생활비가 상대적으로 낮으면서도 의료·여가 시설과 일자리가 뒷받침되는 도시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