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운전자들의 주머니를 털어온 주범이 'AI 알고리즘'일 수 있다는 충격적인 소송이 제기되었다.

월마트, BP, 7-Eleven 등 미국 내 굴지의 유통·에너지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반의 가격 책정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휘발유 가격을 조직적으로 담합했다는 혐의로 새크라멘토 연방지방법원에 피소되었다.

AI 알고리즘을 이용한 ‘보이지 않는 담합’

원고 측은 해당 기업들이 '캘리브레이트(Calibrate)'사의 AI 가격 최적화 솔루션을 도입한 것이 반독점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의 담합이 업체 간 밀실 협의를 통해 이루어졌다면, 이번 사건은 AI가 실시간으로 경쟁 주유소의 가격 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게 유지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 알고리즘 담합으로 인해 캘리포니아 운전자들은 휘발유는 갤런당 최대 22센트, 경유는 최대 33센트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해온 것으로 분석되었다.

원고 측은 개스값이 1센트 오를 때마다 캘리포니아 운전자들의 연간 부담이 1억 3,400만 달러씩 증가한다며, 이번 AI 담합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막대하다고 강조했다.

카트라이트법(Cartwright Act) 첫 적용

이번 소송은 지난 1월 발효된 캘리포니아주 반독점법인 '카트라이트법'의 첫 주요 적용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 법은 전통적인 가격 담합뿐만 아니라, 알고리즘과 AI를 활용한 간접적인 가격 고착 행위(Price-Fixing)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기름값 비싸기로 유명한 캘리포니아주의 휘발유 평균가는 갤런당 5.58달러로, 미국 전체 평균(3.93달러)을 크게 상회한다.

최근 국제 정세 불안(이란 전쟁 등)과 맞물려 일부 지역에서는 7달러를 돌파하며 서민 경제에 큰 타격을 주기도 했다.

이번 소송이 알려지자 캘리포니아주 법무부와 소비자 보호 당국은 해당 소프트웨어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을 정밀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 결과가 향후 미 전역의 AI 기반 가격 책정 서비스에 대한 규제 표준을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