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의 야심 찬 '플라스틱 오염 방지 및 생산자 책임법(SB 54)'이 시행 초기부터 거센 사법적 파고를 맞고 있다.
17개 주 정부가 연합해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동시에 환경 단체들까지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며 캘리포니아의 환경 정책이 사면초가에 빠진 모양새다.
17개 주의 반격: "헌법 위반이자 과도한 규제"
지난 6월 22일, 네브래스카주를 필두로 한 17개 주 법무장관 연합과 미국도매유통협회(NAW)는 연방법원에 캘리포니아주를 상대로 SB 54 시행 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캘리포니아의 법이 타 주에서 생산·유통되는 제품까지 영향을 미쳐 '주 간 상거래(Commerce Clause)' 원칙을 침해하고, 기업들에 불필요한 비용과 혼란을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연방 헌법상의 통상 조항 위반뿐 아니라, 법 집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순환 행동 연합(Circular Action Alliance, CAA)'이라는 비영리 단체에 지나치게 많은 행정 권한을 위임한 것이 위헌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네브래스카주 마이크 힐거스 법무장관은 "캘리포니아의 관료들이 타 주의 생산 방식까지 통제하려 한다"며, 이번 법이 소비자 물가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환경 단체도 CA 비판 "누더기 규제"
놀랍게도, 같은 법을 두고 환경 단체들 역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자연자원보호협회(NRDC) 등을 포함한 환경 연합은 지난 6월 초, 캘리포니아 자원재활용회복국(CalRecycle)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들은 캘리포니아 당국이 당초 SB 54의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방향으로 '최종 시행 규정'을 대폭 완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 단체들은 당국이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재활용 범주에 포함하는 등 허점을 만들었다며, 이는 사실상 법의 실효성을 거세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SB 54의 이행은 극심한 불확실성에 빠졌다.
기업들은 올해 5월부터 시행된 규정에 따라 생산 계획을 수정하고 있으나, 연방법원에서 제동이 걸릴 경우 복잡한 공급망 관리 체계가 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자원재활용회복국(CalRecycle)은 현재 주 정부의 정책을 방어하는 동시에, 법원으로부터 규정의 적절성까지 증명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이 단순히 캘리포니아주의 문제를 넘어, 미국 내 '환경 규제의 주권'이 어디까지인지 확인하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법이 타 주 제품에 적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사적 기관(CAA)에 행정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 적법한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향후 미국 전역의 재활용 정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