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질라' 시리즈에서 수어로 깊은 인상을 남기며 큰 사랑을 받았던 청각장애인 배우 케일리 호틀(Kaylee Hottle)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영화 '고질라 VS. 콩'과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에서 타이탄과 교감하는 소녀 '지아' 역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은 배우 케일리 호틀이 메릴랜드주 아잠스빌(Ijamsville)에서 발생한 비극적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향년 18세.

케일리의 아버지 조슈아 호틀(Joshua Hottle)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메릴랜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비보를 접하고 급히 이동했으나,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딸의 심장이 멈췄다는 가슴 아픈 소식을 전했다. 아버지는 미국수화(ASL)로 딸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이어 케일리가 재학했던 텍사스 청각장애학교(Texas School for the Deaf) 역시 성명을 발표해 메릴랜드주 프레더릭(Frederick)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그가 세상을 떠났음을 확인했다. 호틀은 이 학교의 3학년(senior)이었다.

메릴랜드 프레더릭 카운티 셰리프국은 화요일 오전 2시 52분경 발생한 단독 차량 사고(single-vehicle crash)라며, "예비 조사 결과, 프레더릭에 거주하는 19세의 남성이 운전하던 1995년형 혼다 어코드 차량이 2차선 도로의 우측 밖으로 이탈해 배수로(culvert)를 들이받았다. 과속이 이번 충돌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셰리프국은 운전자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며," 다른 탑승자는 "현장에서 의료 진단을 거부했다… 호틀은 현장에서 인근 외상센터로 이송되었으나, 이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4대째 청각장애인 집안 출신 배우

케일리는 4대째 청각장애인 집안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미국수화(ASL)를 모어처럼 구사하며 성장했다.

연기 경험이 전무했음에도 타고난 표정 연기와 매력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수어를 활용한 공익 캠페인과 광고를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고, 블록버스터 영화 '고질라 VS. 콩'(2021)과 속편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2024)에서 주인공 콩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소통하는 핵심 인물 '지아' 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했다.

2021년 작 "고질라 대 콩"에서 호틀이 연기한 지아는 해골 섬(Skull Island) 원주민으로, 영화 초반에 콩에게 직접 만든 인형을 건네며 극 전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호틀은 2024년 속편인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에서도 해당 역할을 다시 맡았다.

특히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는 호틀에게 2025년 미국 공상과학·판타지·공포영화협회가 수여하는 새턴상(Saturn Award) 영화 부문 최우수 아역 연기자(Best Younger Performer in a Film) 후보 지명을 안겨주었다.

호튼의 연기는 공동 주연인 아말렉산더 스카스가드(Alexander Skarsgård)로부터 그의 놀라운 재능과 프로정신에 대한 극찬을 이끌어냈다.

아스카스가드는 2021년 호주의 매체 '준키(Junkee)'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홀이 카메라가 꺼졌을 때 이 배우와 소통하기 위해 ASL을 배웠다고 밝혔다. 촬영 당시 9세였던 호틀의 침착함에 스카스가드는 완전히 매료되었다.

인기 드라마 시리즈 '매그넘 P.I.' 리부트에도 출연하며 활동 범위를 넓혀가던 중이었다.

할리우드 동료 배우들과 제작진, 그리고 전 세계 영화 팬들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

장애를 뛰어넘어 스크린 속에서 빛나는 존재감을 보여주었던 젊은 배우의 너무 이른 안타까운 퇴장에 각계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