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른바 '세기의 이혼' 소송이 파기환송심 선고를 맞이했다.

법원이 재산분할 금액을 9,440억 원(약 6억 4,500만 달러)으로 선고한 가운데, 전 세계 언론들이 이를 집중 조명하며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9,440억 원 재산분할 판결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지난 24일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 소송 파기환송심 기일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9,440억 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이는 지난 2심이 인정한 1조 3,808억 원보다는 약 4,000억 원가량 줄어든 금액이지만, 여전히 역대 최대 규모의 재산분할 판결에 해당한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분할 대상으로 판단하였으며, 분할 비율은 노 관장 3분의 1, 최 회장 3분의 2로 정했다. 분할 대상 주식의 가액 산정 기준일은 2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적용되었다.

아울러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유입설은 노 관장 측의 기여로 인정되지 않았다.

해외 언론들이 주목한 '현실판 K-드라마'와 SK 지배구조

법정에는 CNN 등 주요 해외 언론들이 직접 찾아 뜨거운 취재 경쟁을 벌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소송을 "돈과 로맨스, 비리와 배신이 얽힌 현실판 K-드라마"라고 표현해 큰 화제를 모았다.

블룸버그통신은 "대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배우자의 가치를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핵심"이라며 이번 판결의 법적·경제적 의미를 분석했다.

또한 최 회장이 거액의 분할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산 매각이나 차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으나, 당장 SK그룹의 지배구조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9년 만의 법적 공방 마침표 찍나

이번 파기환송심 판결에 대해 양측이 불복할 경우 다시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다만 사실관계를 따지는 하급심 재판이 사실상 마무리된 만큼, 법리적 중대한 오류가 없다면 이번 재산분할 액수가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최 회장이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한 지 약 9년 만에 대형 갈등의 분수령을 넘은 가운데, 천문학적인 현금 지급 과정과 최종 확정 여부가 재계와 금융시장의 지속적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