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물가가 장기화되면서 미국의 중산층 및 고소득 가정조차 식료품과 개솔린, 렌트비, 유틸리티, 병원비 등 필수 생활비를 신용카드로 결제한 뒤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등 심각한 재정 압박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상환 능력을 넘어서 빚을 당장 다 갚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기본적인 필수 생활비를 카드 빚으로 겨우겨우 메꾸는 가정이 늘고 있는 것이다.
필수 생활비마저 신용카드에 의존하는 가계
마케팅 기업 옴니센드가 소비자 1,0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전국 소비자 10명 중 3명(약 30%)은 최근 3개월 동안 빚을 당장 모두 갚지 못할 위험을 알면서도 식료품, 개솔린, 유틸리티, 렌트비, 병원비 등 필수 생활비를 신용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의 자구책으로는 친척이나 지인에게 돈을 빌렸다는 응답이 20%, 후불결제(BNPL) 서비스 이용이 18%, 비상금 등 저축을 인출해 썼다는 응답이 17%로 뒤를 이었다.
고소득층과 맞벌이 가정까지 타격
이러한 생활비 압박은 저소득층에만 국한되지 않고 고소득층으로까지 확산되었다.
연 소득 15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 응답자 중에서도 약 35%가 필수재 구매에 신용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 7만 달러를 버는 한 맞벌이 부부는 신용카드 한도가 모두 소진되어 매주 현금으로 최소한의 식료품만 겨우 사고 있으며, 구독 서비스 해지와 외식 축소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으나 매달 적자를 겨우 면하는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기업들 지나친 가격 인상 불만... 트럼프 행정부도 비판
응답자의 85%는 기업들이 인플레이션을 핑계로 필요 이상으로 가격을 인상했다고 지적했다.
물가 상승의 주요 책임 주체에 대해서는 45%가 백악관을 지목했으며, 관세와 의회를 꼽은 비율은 각각 24%와 23%로 집계되었다.
지출 줄이기로 경제 위축
필수품 구입을 위해 카드 빚과 저축까지 동원하는 가정이 급증하면서, 소비자들이 지출을 대폭 줄이고 구매 행태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와 동시에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기업과 주요 경제 정책 당국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점차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