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연방 당국의 행정 착오로 인해 시스템상 '사망자'로 잘못 등록되면서, 은행 계좌가 전면 동결되고 모든 사회보장 혜택이 즉시 중단되는 황당하고 끔찍한 일을 겪었다.

갑작스러운 계좌 정지… 원인은 사회보장국(SSA)의 사망 오등록

사건의 전말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최근 자신의 은행 계좌가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동결되고 신용카드가 정지되면서 심각한 이상을 감지했다.

영문을 모른 채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연방 사회보장국(SSA)이 자신을 사망자로 잘못 등재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프리실라 슬랙(Priscilla Slack)은 그녀의 남편이 세상을 떠났던 2년 전, 슬랙 역시 사망한 것으로 처리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연방 당국이나 의료 기관 등의 행정 착오로 인해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이 공식 사망자 명단(Full Death Master File)에 잘못 올라가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특히 SSA는 개인이 법적으로 사망했다고 선언하는 업무를 담당하며, 고인의 사회보장번호를 '사망자 명단(Death Master File)'에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이를 처리한다. 이 과정에서 때로는 실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SSA가 2025년에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매년 300만 건 이상의 사망 신고가 접수되는데, 수정이 필요한 오인 신고는 3분의 1퍼센트(0.3%) 미만이다.

적은 비율이지만, 약 1만 명에 달하는 무고한 사람들이 사망자로 잘못 등록되어 자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일단 사망자로 등록되는 순간, 정부가 지급하는 연방 수당, 사회보장 연금과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 혜택이 자동으로 중단될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과 신용평가기관에 이 정보가 공유되어 계좌 거래 정지, 신용카드 강제 해지, 신용점수 0점, 세금 환급 거부, 투표권 행사 금지 등 일상생활이 마비되는 심각한 피해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살아있음’을 증명해야 하는 기막힌 현실... 2년 지난 지금까지 해결 안 돼

피해 여성 슬랙도 자신이 버젓이 살아있음을 직접 증명하기 위해 신분증과 각종 증빙 서류를 들고 사회보장국 지역 사무소를 직접 찾아가 복잡한 정정 절차를 밟아야만 했다.

오류를 바로잡으려는 수차례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 여성은 정부가 자신이 살아있음을 인정하도록 만들기 위해 여전히 사투를 벌이고 있다.

슬랙은 “처음에 이 일에 대해 웃어넘기려고 노력했다. 우리 모두 실수를 하고 엉뚱한 버튼을 누를 수 있으니까. 하지만 벌써 2년이 지났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거듭 노력했음에도 아직까지 정상적인 상태를 되찾지 못했다.

행정 시스템상 한번 등록된 사망 기록을 취소하고 정상적인 금융 거래를 완전히 복구하는 데는 통상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정부 기관끼리 소통이나 데이터 연동이 매끄럽지 않다 보니, 피해자가 직접 신분증을 들고 지역 사무소를 찾아가 일일이 해명하고 정정을 요구해도 시스템상 완전히 복구되는 데 수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과금 미납 처리, 신용점수 급락, 대출 거부 등의 2차 피해는 고스란히 고령의 여성이 감당해야 했다.

실수를 저지른 쪽은 정부인데, 정작 '내가 살아있음(Proof of Life)'을 증명하고 이 악몽 같은 행정 오류를 바로잡는 짐이 고스란히 고령의 피해자에게 떠넘겨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반복되는 시스템 오류... 전문가들의 경고 및 대처 요령

전문가들은 사회보장국의 사망 명단 오류(Alive and Deceased Errors)가 매년 수천 건씩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행정 시스템의 구조적 허점을 비판하고 있다.

만약 자신도 모르게 억울하게 사망 처리된 것을 발견할 경우, 즉시 관할 사회보장국 사무소를 직접 방문해 '생존 확인서(Proof of Life)'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 때 운전면허증이나 여권 같은 유효한 신분증 하나를 지참하고 지역 사회보장국 사무소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이후 관련 금융기관 및 3대 신용평가기관에 서면으로 이 사실을 통보하고 조속한 정보 정정을 요청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상적인 상황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수정에는 시간이 걸린다. 고정 소득으로 생활하며 사회보장 연금을 제때 받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시간일 수 있다.

슬랙은 “서로 소통도 제대로 못 하는 이 기관들을 내가 어떻게 상대해야 하느냐”며, “이제 그들이 태도를 고치고 내가 그걸 대신 처리해 주기를 바라는 짓은 그만둘 때가 됐다”고 불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