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토런스의 한 대형 콘도 단지에서 주택소유주협회(HOA)가 세대당 4만 9,000달러(약 6,500만 원)가 넘는 거액의 특별분담금을 전격 부과하면서 입주민들과의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남가주 전역에서 보험료 폭등과 노후 시설 안전 검사 강화로 콘도 특별분담금 갈등이 급증하는 가운데 터져 나온 대형 사건이다.
포디엄 재건·배관 교체 명목으로 세대당 $49,000 부과
ABC7 등 언론에 따르면, 499세대가 거주하는 토런스의 해당 콘도 단지 HOA는 최근 모든 소유주에게 동일 액수의 특별분담금 납부 통지서를 발송했다.
입주민 스티븐 왕 등 주민들은 "대다수 가구가 엄청난 재정적 충격에 빠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 특별분담금은 건물의 기단부인 포디엄(Podium) 전면 재건축, 노후 배관 교체, 그리고 엘리베이터 수리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목적이다.
포디엄 재건에만 약 1,300만 달러가 소요되며, 배관 및 엘리베이터 공사비를 합산하면 전체 사업비는 무려 1,900만 달러(약 2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콘도 업계의 시한폭탄… ‘특별분담금’ 갈등 왜 빈발하나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치솟는 건물 보험료와 더불어 발코니 등 주요 구조물에 대한 안전 검사 의무화 법안 등이 시행되면서 노후 콘도 단지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보수 공사가 불가피해졌다.
앞서 샌클레멘테의 한 콘도 단지에서도 지붕 수리를 이유로 세대당 2만 5,000달러 안팎의 특별분담금이 부과되어 큰 논란이 인 바 있다.
이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입주민들의 분노에 찬 제보가 언론사에 폭발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비용이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전가된다는 점이다.
HOA가 모든 입주민들의 분담금을 마음대로 쓸 수 있고, 입주민에 대해 징계를 내릴 권한까지도 가지고 있어 매우 불균형적인 관계라는 지적이다.
토런스 콘도 사례처럼, HOA 이사진이 단지 내 유지보수(지붕, 배관, 포디엄 등)나 보험료 인상 등을 이유로 수만 달러에 달하는 특별분담금을 결의하면, 개별 입주민은 거부하기 매우 어렵다.
이를 거부하거나 내지 못할 경우, HOA는 해당 주택에 유치권(Lien)을 설정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집을 강제 경매에 넘길 수도 있는 강력한 법적 집행력을 갖추고 있다.
HOA는 단지의 가치와 질서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매우 세부적인 자체 규칙(잔디 관리, 주차 규정, 페인트 색상, 쓰레기통 내놓는 시간 등)을 정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Fine)을 부과하거나, 단지 내 공용 시설(수영장, 클럽하우스 등)의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징계성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법적 규제 사각지대와 주민들의 집단 대응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에 HOA를 직접적으로 통제·감독하는 강력한 주 정부 규제기관이 부재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로 인해 분쟁이 발생하면 결국 주택 소유주들이 자비로 변호사를 선임해 민사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소송을 걸 수는 있지만, 이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게 소모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사진의 결정에 개인 입주민이 저항하기가 매우 불리한 구조다.
비록 '데이비스-스털링법(Davis-Stirling Act)' 등이 HOA 운영 규정과 소유주 보호 장치를 명시하고 있으나, 긴급 상황 예외 조항이나 모호한 규정을 두고 이사진과 주민 간의 해석 차이가 팽팽하다.
특히 대규모 분담금 부과 과정에서 법적으로 요구되는 투표 및 승인 절차를 제대로 거쳤는지를 두고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완벽한 법률이란 없기 때문에 HOA와 세입자 간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데이비스-스털링법의 일부 조항을 명확히 하고, 다른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HOA가 모호한 조항이나 명확하지 않은 부분을 악용하여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일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주택 소유주들이 이런 HOA에 대해 가지고 있는 유일한 대책은 소송 밖에 없다.
토런스 콘도 주민들도 결국 HOA를 상대로 법적 소송에 돌입했으며, 이에 그치지 않고 현 HOA 이사진 전원을 해임하기 위한 주민 소환(투표) 절차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 "내 집 재정 건전성 직접 확인해야" 조언
HOA 전문 변호사들은 예기치 못한 '분담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주택 소유주들이 평소 다음과 같은 점검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장기수선충당금 적립률을 확인해야 한다. HOA가 매년 제공하는 연례 재정 공개 자료를 면밀히 살펴보고 본인 부담금이 몇 퍼센트인지 파악해야 하며, 적립률이 55% 미만일 경우 향후 대규모 특별분담금이 부과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HOA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서면 기록도 필수적이다. HOA와의 모든 질의응답 및 소통 내용은 반드시 서면으로 남기고, 정기 주민 회의에 빠짐없이 참석해 예산 집행 감시를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