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의 대표적 공공 의료기관인 UCLA헬스와 대형 비영리 진료소 연합체 간의 메디캘(Medi-Cal) 진료 계약이 최종 결렬되면서, 암 및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저소득층 환자 9,000여 명이 새로운 전문의를 찾아야 하는 등 진료 공백 위기에 직면했다.
17년 만의 파국… 9천 명의 중증 환자 진료 차질 우려
LA 타임스 등 의료 매체 및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무려 17년간 이어져 온 UCLA헬스와 비영리 진료소 연합체 ‘헬스케어 LA(Healthcare LA)’ 간의 메디캘 계약이 지난 6월 30일 자로 만료된 이후 결국 갱신에 실패했다.
‘헬스케어 LA’는 저소득층 메디캘 가입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지역 비영리 진료소들의 연합체로, 그동안 UCLA헬스는 이들 진료소에서 의뢰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암 치료, 고위험 산모 관리, 감염병 치료, 주요 장기 이식 등 고도의 전문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이번 계약 종료로 인해 일부 환자들은 UCLA 전문의 진료를 수개월씩 기다리고도 갑작스런 치료 중단 통보를 받는 등 큰 혼란을 겪고 있다.
1년 유예 기간 두었으나… 신규 의뢰 차단 및 책임 공방
양측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향후 1년간 기존 환자들을 다른 의료진에게 단계적으로 인계하기 위한 잠정 합의를 도출했다.
이에 따라 현재 UCLA에서 치료를 받고 있거나 예약이 확정된 환자, 그리고 특별 합의가 필요한 환자들은 당분간 기존 시설에서 진료를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UCLA헬스 측은 제한된 수용 능력과 진료 지연 방지를 이유로 신규 환자의 추가 의뢰는 전면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계약 결렬의 책임을 두고도 양측의 주장은 팽팽하다.
헬스케어 LA 측은 UCLA가 재협상 테이블에 앉기를 거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UCLA헬스 측은 오히려 자신들이 계약 연장안을 제안했으나 헬스케어 LA가 이를 거절했다고 반박하며, 메디캘 진료비 수가가 실제 급증하는 의료 비용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보험금 지급 거부 및 지연 사태도 빈번해 재정적 압박이 크다고 토로했다.
UCLA헬스 ‘저소득층 환자 외면’ 논란
이번 사태를 두고 일각에서는 공립대학 의료기관인 UCLA헬스가 수익성이 낮은 저소득층 환자 진료를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날 선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로 UC 의료시스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UCLA헬스의 전체 환자 진료 순수익 중 메디캘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로, UC어바인·UC샌디에고(UCSD)·UC샌프란시스코(UCSF)·UC데이비스 등 타 거점 대학 병원들의 평균(약 22%)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에 대해 UCLA 측은 단순 순수익 비중만으로 메디캘 환자 기피 성향을 재단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회계연도 기준 전체 입원 환자의 26%, 응급실 방문의 34%가 메디캘 환자로부터 발생했으며, 매년 2억 7,000만 달러 이상의 보상받지 못한 무상 진료(Uncompensated Care)를 저소득층에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이번 계약 종료가 오직 UCLA와 헬스케어 LA 사이의 건에 국한되며, UCLA가 타 기관과 맺은 일반 메디캘 계약은 정상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취약계층의 생명과 직결된 중증 의료 체계의 구조적 모순이 드러난 만큼, 향후 메디캘 수가 현실화와 저소득층 의료 보장성을 둘러싼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