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실제와 다르게 과장되거나 조작된 부동산 매물 사진이 급증하면서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일부 주는 이에 대응해 AI로 수정한 매물 사진의 고지를 의무화하는 등 본격적인 규제에 나섰다.

나날이 정교해지는 AI 합성 기술

8일자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부동산 업계는 과거에도 포토샵 등을 이용해 빈집에 가구를 가상으로 배치하는 ‘가상 스테이징(virtual staging)’을 활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실제 존재하지 않는 벽로나 바다 전망을 만들고, 잔디 색을 바꾸거나 일몰 풍경까지 합성한 사진이 질로와 스트리트이지(StreetEasy) 같은 주요 부동산 플랫폼 매물에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

질로는 지난 7월 “AI 이미지는 더 빨리 제작되고 식별하기는 어려워졌으며 그 사용도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며, AI로 매물 사진을 실질적으로 변경했을 경우 이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비자 피해 사례 속출

AI로 조작된 부동산 매물 사진 때문에 소비자들이 낭패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소비자의 경우, 부동산 정보 사이트 질로에 올라온 매물 사진 속 집은 흰 대리석 바닥에 햇빛이 환하게 드는 넓고 쾌적한 공간이었지만, 막상 현장에서 본 실제 집은 바닥이 어두운 타일이거나 실내가 훨씬 좁고 층고가 낮아 낮에도 불을 켜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채광, 집 크기, 인테리어를 실제와 완전히 다르게 보정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사진을 믿고 현장 투어를 나섰다가 허탈감과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주 정부와 업계, 대안 마련 나서

AI로 수정한 매물 사진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자 각 주정부와 업계는 강력한 제도적 방패 마련에 나서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1월부터 부동산 중개인과 브로커가 디지털 방식으로 수정한 사진을 판매 광고에 사용할 경우, 수정 사실을 눈에 띄게 표시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온라인 광고에는 원본 사진이나 원본을 확인할 수 있는 링크·QR코드를 함께 제공하도록 했다.

다만 현행법은 부동산 판매와 1년을 초과하는 임대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일반적인 단기 임대 광고까지 규제를 확대하는 법안은 별도로 추진 중에 있다.

또한 단순한 조명 및 색상 보정, 사진 자르기, 수평 조정, 선명도 개선 등 부동산의 실제 구조나 상태를 바꾸지 않는 통상적인 보정은 고지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소비자의 주의가 여전히 요구된다.

위스콘신주도 캘리포니아와 유사한 AI 사진 규제 법안을 통과시켜 2027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뉴욕주와 뉴저지주 등에서도 관련 법안 도입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전문가들 "매물 사진 맹신 말아야"

전문가들은 AI 조작 사진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매물 사진만 맹신하지 말고 설명, 평면도, 방 크기, 3D 투어를 함께 대조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사진과 다른 정보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중개인에게 보정 전 원본과 실시간 영상 투어를 요청하고,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계약이나 보증금 송금을 절대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