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수십만 개에 달하는 주택소유주협회(HOA)가 최근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하면서 관리비를 체납한 주민들을 향한 대응 수위를 대폭 높이고 있다.
콘도나 타운홈 등을 관리하는 조합 형태의 HOA는 매달 거주주민들에게 관련 비용을 청구하는데, 과거에는 일정 기간 유예를 주거나 비공식적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체납 계좌를 곧바로 변호사에게 넘기거나 심한 경우 주택 압류 절차까지 전격 진행하고 있다.
급증하는 HOA 관련 압류 절차
부동산 분석업체 애텀(Attom)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HOA 관련 압류 절차가 진행된 부동산은 총 6,376건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최초 채무불이행 통지부터 실제 경매 완료까지 포함한 수치로, 2년 전보다 약 40% 증가한 규모다. 특히 그 증가 속도가 일반적인 모기지 압류보다 훨씬 빠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HOA는 주민들이 매달 내는 관리비와 특별부과금을 운영비로 사용하기 때문에 한 주민이 관리비를 내지 않으면 결국 다른 주민들이 그 부족분을 함께 부담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치솟는 보험료와 고갈된 적립금으로 HOA 재정 악화
문제는 단순한 체납이 아니다. HOA들은 이미 인건비와 조경 관리비, 건축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운영비 부담이 커진 상태다.
커뮤니티협회연구재단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5년 사이 공동시설과 일반 책임을 보장하는 단체 보험료가 91%의 HOA에서 인상되었으며, 이 중 17%는 보험료가 두 배 이상 폭등했다.
지붕 등 주요 시설 보수 비용이 급증하면서 2020년까지만 해도 충분했던 적립금이 대부분 소진되어 예비비가 바닥난 상태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처럼 재정이 빠듯해지면서 HOA들은 관리비 체납을 더 이상 오래 방치하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
대표적으로 뉴욕주 미들아일랜드 '페어뷰 콘도 1'은 202가구 가운데 현재 15가구가 월 595달러의 관리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매달 약 8,900달러의 수입 부족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이사회가 예산에 반영했던 체납 규모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현재 이곳 체납 세대 15곳 가운데 10곳은 압류 절차가 진행 중이며, 페어뷰 콘도 1 이사회는 예비비를 사용하는 대신 비용을 줄이는 방식을 택해 건물 외벽 세척과 조경 공사 등 정기 유지보수 사업을 연기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많은 주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정상적으로 갚고 있더라도 HOA 관리비만 체납하면 주택 압류가 가능하므로 거주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