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잘 때 방 안을 은은하게 비추는 취침등이나 가로등 불빛, 가전제품의 LED 조명이 심장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툴레인대학교 연구진이 수면 중 빛 노출과 심혈관 질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대규모 연구 결과, 사소한 야간 조명이라도 누적될 경우 치명적인 심장 질환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툴레인대학교 연구진은 1만 1천여 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일주일간 손목 센서를 채워 수면 중 노출되는 빛의 양을 정밀 측정했으며, 이후 심장 MRI 검사를 통해 신체 변화를 추적했다.

연구 결과, 수면 중 빛에 가장 많이 노출된 그룹은 가장 어둡고 완벽하게 차단된 환경에서 잔 그룹에 비해 심부전 위험이 무려 29% 더 높았다.

그뿐만 아니라 심근경색 위험은 24%, 뇌졸중 위험은 33% 높게 나타났으며, 심혈관 질환으로 인해 사망할 위험 역시 26%나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빛 노출이 많을수록 심장의 구조와 기능에 미세한 부정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확인됐다.

가로등부터 가전제품 LED까지… '보이지 않는 위험'

대낮 같은 강한 조명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연구진은 창밖으로 새어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 디지털 시계의 미세한 백라이트, 공기청정기나 가습기 등 소형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작은 LED 표시등 모두가 수면 중 신체의 생체리듬을 교란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야간의 빛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인체의 호르몬 균형과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장기적으로 심장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설명됐다.

이번 실험 결과는 수면등(취침등) 역시 심혈관 건강이나 수면의 질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비록 눈을 감고 있더라도 아주 미세한 빛의 파장은 눈꺼풀을 투과해 뇌의 송과선에 전달된다. 이로 인해 뇌는 아직 낮이거나 주변이 밝다고 착각하여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한다.

또한 밤새 은은한 불빛에 노출되면 깊은 잠(서파 수면 및 렘수면)에 들지 못하고 뇌와 심장이 완전히 휴식하지 못한 채 미세한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이것이 누적되면 심장에 부담을 주어 장기적으로 심부전이나 고혈압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취침등이 꼭 필요하다면 파장이 짧고 뇌를 각성시키는 푸른빛(블루라이트)이나 백색등은 절대 금물이다. 멜라토닌 억제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은 붉은색 계열이나 주황색 계열의 약한 조명을 바닥쪽을 향해 간접적으로 두는 것이 좋다.

또한 잠들 때까지만 켜지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꺼지도록 타이머를 설정해 두어, 깊은 잠에 빠지는 새벽 시간만큼은 방안을 완벽하게 어둡게 만드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이번 연구는 생활 습관과 질병 발생 간의 연관성을 살핀 '관찰 연구'인 만큼, 야간 빛 노출이 직접적으로 심장질환을 유발한다고 100%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수면의 질과 심혈관 건강의 상관관계가 의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된 만큼 철저한 예방이 권장된다.

연구진과 수면 전문 의료진들은 침실 환경을 최적화하기 위해 ▲암막 커튼 설치하기 ▲침실 내 모든 전자기기의 LED 불빛 가리기 ▲취침 시 스마트폰 화면 멀리하기 등 사소하지만 확실한 수면 환경 개선을 통해 야간 빛 노출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