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이 대학 교육에 빠르게 확산하면서 미국 대학들이 AI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를 놓고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MIT도 학생들의 AI 활용이 학습 자체를 대신하지 않도록 교육과 평가 방식을 재검토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MIT는 8월 25일 AI가 교육과 연구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특별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를 공개했다. 위원회는 학생과 교수의 AI 사용 현황을 평가하고 AI 시대의 교육·평가 방식과 대학 차원의 정책 방향을 검토했다.
MIT는 보고서에서 생성형 AI가 교육에 상당한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학생의 학습 방식과 평가의 신뢰성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AI를 활용해 과제를 수행하는 것과 학생이 실제로 해당 내용을 이해하고 학습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 중요한 논점으로 제시됐다. AI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기존의 과제와 시험만으로 학생 개인의 학습 정도를 판단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MIT Media Lab의 별도 연구에서도 AI를 활용한 글쓰기 과정에서 인지 활동의 차이가 관찰됐다. 2025년 발표된 ‘Your Brain on ChatGPT’ 연구에는 54명이 3차례 실험에 참여했고, 일부 참가자를 대상으로 AI 사용 조건과 직접 작성 조건을 바꾸는 추가 실험도 진행됐다.
연구진은 뇌파 측정 등을 통해 AI를 사용한 그룹과 직접 작성한 그룹 사이에서 뇌 연결성 및 인지 활동의 차이를 관찰했다고 보고했다. 다만 이 연구는 표본 규모가 크지 않고 특정한 에세이 작성 상황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기 때문에 결과를 모든 AI 사용이나 모든 학생에게 그대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2026년에는 MIT 연구진이 AI를 이용해 가짜뉴스와 실제 정보를 구별하는 능력을 살펴본 별도 연구도 진행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AI의 도움을 받을 때 참가자의 판별 정확도가 높아졌지만, 연구가 진행된 뒤 AI 없이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에 미치는 영향도 관찰됐다.
이처럼 미국 대학가에서 AI 논쟁의 초점은 단순히 ‘AI를 사용할 것인가, 금지할 것인가’에서 벗어나고 있다. AI를 이용하면서도 학생이 직접 질문하고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MIT의 보고서 역시 AI를 전면적으로 배제하기보다는 교육 목적에 맞는 활용과 학생의 독립적인 사고 능력을 함께 강화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다. 앞으로 대학별로 과제와 시험에서 허용되는 AI 사용 범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학교와 교수의 AI 사용 규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